인텔이 올 2분기(4~6월) 29억달러(약 4조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가 실패한 뒤, 지난 3월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인텔은 인위적으로 직원 15%를 줄이고, 신규 공장 건설 계획도 취소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한때 반도체 제국으로 불리던 인텔의 몰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128억6000만달러다. 시장 전망치(119억2000만달러)는 웃돌았지만, 순손실은 29억달러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파운드리 투자 실패가 꼽힌다. 2분기에 파운드리 사업은 31억7000만달러 영업 손실을 냈다. 팻 겔싱어 전(前) CEO는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외부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동안 큰 손실을 냈고, TSMC·삼성전자를 따라잡지도 못했다. 그 사이 엔비디아·AMD 등은 고성능 AI(인공지능) 칩 공급 업체로 부상하며, 인텔과 격차를 넓혔다. 파운드리 사업뿐 아니라 AI칩 설계 분야에서도 모두 경쟁력을 잃게 된 것이다. 회사 실적 하락에 대한 책임으로 겔싱어 CEO가 사임하고, 지난 3월 20년 경력의 반도체 전문가인 탄 CEO가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이번에 처음 받아든 성적표는 낙제점 수준이었다.

인텔은 이날 9만6000명 수준인 인력을 구조조정과 퇴직, 사업부 분할 등을 통해 연말까지 7만5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또 독일과 폴란드에 건설하려던 파운드리 팹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탄 CEO는 “더 이상 백지수표는 없다”며 “모든 투자는 경제적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