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고의 보상안으로 위약금 면제 방안을 발표한 이후 통신 시장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에서 이탈하는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실제 번호이동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일부 판매점에서 해킹 공포를 조장하는 마케팅까지 펼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탈한 가입자는 1만748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4월 18일 해킹 사고 이후 하루 최대인 5월 3일(2만2404명)에 이어 둘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통신사들은 가입자 쟁탈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 일부 판매점에서는 최신폰인 갤럭시S25(256GB·출고가 135만3000원)를 5만~15만원대에 판매했습니다. 통신 3사가 공시 지원금 50만원을 제외하고도 무려 80여 만원을 앞다퉈 보조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통신 3사의 경쟁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KT 판매점에는 “해킹은 내 정보를 털기 시작해서 나중엔 내 인생이 털리는 것”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는 문구가 담긴 고객 대응 대본이 배포됐습니다. 그러자 SK텔레콤은 KT를 방통위에 신고하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KT는 “일부 판매망 차원에서 벌어진 일로 본사와는 관계없다”는 입장입니다. LG유플러스의 일부 판매점도 “해킹당한 통신사 그냥 쓰실 건가요?”라는 문구가 담긴 광고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방통위는 7일 오전 통신 3사 임원진을 불러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관련 조치(시정조치·과태료 등)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KT, LG유플러스 입장에서 위약금 면제 조치는 SK텔레콤 가입자를 뺏어 올 다시 없는 기회입니다. 공정하게 마케팅 경쟁을 한다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뜩이나 불안한 마음에 번호이동까지 해야 하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또 한 번 공포감을 심어주는 마케팅만큼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