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이 “중국 내 아이폰 수요 감소는 없다”는 취지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발언으로 투자자들에게 4억9000만달러(약 6500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게 됐다.

1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영국 노퍽 카운티 연기금 등 집단소송 원고들과 이 같은 배상안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캘리포니아 북부법원 연방 판사가 최종 승인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2023년 9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에서 애플의 팀 쿡 CEO가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합의는 2018년 쿡 CEO가 “중국에서 아이폰 수요 감소세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11월 1일 쿡 CEO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튀르키예 등에서 애플이 판매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말한 뒤 “중국을 그런 범주에 넣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우리 사업은 지난 분기에 매우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문제는 두 달 뒤 터졌다. 애플은 2019년 1월 초 중국 내 아이폰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분기별 매출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애플의 매출 전망 하향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이었다. 발표 직후 애플 주가는 10%가량 하락해 시가총액 약 750억달러가 하루 만에 날아갔다.

애플 발표 이후 노퍽 카운티 연기금 등 주주들은 중국 아이폰 수요 감소를 애플이 은폐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노퍽 연기금은 쿡 CEO가 회사 성과에 대해 허위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한 것이 연방 증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줄곧 법 위반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번 합의에 대해서도 “막대한 소송 비용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합의한다”는 설명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번 합의가 기업이 매출 전망치를 발표할 때 직면할 수 있는 법적 위험을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딥워터자산운용의 진 먼스터 연구원은 “이 같은 소송은 애플과 같은 기업이 미래 지향적인 전망치를 제공하는 것을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며 “소수의 투자자에게는 승리지만 전체 시장에는 손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