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Gox)에서 당시 약 50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빼낸 러시아인 2명이 미 법무부에 적발됐다. 마운트곡스는 결국 해킹 피해로 파산했고 이 사건은 역대 최악의 비트코인 해킹 사고 중 하나로 꼽힌다.
9일(현지 시각) 미 법무부는 2011년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를 해킹해 수십만 개의 비트코인을 빼낸 혐의 등으로 러시아 국적자 알렉세이 빌류첸코(43)와 알렉산드르 베르너(29)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9월 다른 공범들과 함께 마운트곡스의 서버를 해킹해 비트코인 64만7000여개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시세로는 약 4억달러(한화 약 5164억원)로 현재 시가로는 172억 달러(22조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이들 중 빌류첸코는 이렇게 빼낸 돈을 비트코인 거래소 BTC-e 설립 자금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거래소는 전세계 사이버 범죄자들이 불법 수익금을 전송하고 세탁하는 데 쓰였다. 미 법무부는 “해커, 랜섬웨어 사기꾼, 마약 조직, 부패한 공무원 등이 빌류첸코와 공범이 세운 거래소를 통해 범죄 자금을 세탁했다”고 밝혔다. 빌류첸코와 함께 BTC-e를 운영한 알렌산데르 비닉은 40억 달러 이상의 범죄 자금을 세탁해준 혐의 등으로 2017년 그리스에서 체포된 뒤 프랑스에서 징역 5년을 살았다.
미 법무부는 “이들이 막대한 양의 가상화폐를 훔쳐 마운트곡스의 파산을 이끌었다”며 “앞으로도 가상화폐 생태계의 범법자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에 일본에 세워진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한때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 70%를 기록할 만큼 성장했지만 해킹 사건으로 인해 2014년 파산 절차를 밟았다. 이 사건으로 전세계에서는 가상화폐 관련 규제 법안이 잇따라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