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크 기업들이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으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중국 산둥성과 후베이성, 저장성이 대중교통 이용이나 공공장소 출입 때 코로나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닷새 동안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형 기술주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그동안 하락세를 거듭한 텐센트 주가는 지난 5일 308.80홍콩달러에서 9일 325.60홍콩달러로 마감해 5% 넘게 올랐다. 알리바바 그룹도 같은 기간 3% 가까이 올랐다.

배달·배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온라인 상거래(이커머스) 업체 등 중국 테크 기업들은 제로 코로나 기간에 이동 제한, 주거지 장기 봉쇄 정책 탓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 방역 완화 조치로 중국 내수 시장에 훈풍이 불 조짐이 보이자 중국 기술 기업, 특히 이커머스 업체들이 사업 확장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중국 주요 기술주들, 한 달 새 30% 이상 올라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중국 기술주는 이미 지난달부터 급격한 상승세에 들어섰다. 10~11월 사이에 3000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항셍테크지수는 지난 9일 4370을 기록해 한 달간 33%의 상승 폭을 보였다. 알리바바는 같은 기간 동안 39%, 징둥닷컴은 38%가 올랐다. 중국의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핀둬둬의 경우는 주가가 한 달 새 53%나 올랐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주가들은 2~3개월 전부터 급등세를 타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택배와 인력 이동 자체가 어려웠기에 온라인 상거래도 제동이 걸렸다. 게다가 알리바바나 텐센트, 징둥닷컴과 같은 선두의 기술 기업은 중국 정부의 견제와 규제 때문에 오히려 투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제로 코로나가 끝나면서 이 기술 기업들이 다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8일 자사의 라이브 커머스(라방·온라인 쇼핑 생방송)를 위해 새로운 인플루언서 10만명을 발굴하고 생방송이 가능한 스튜디오 1000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라이브 커머스 출연진들이 최근 정부 제재로 방송 금지를 당하거나 거액의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면서 “코로나 정책 완화로 온라인 상거래 업체 간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이자 알리바바가 다시 라방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일 소셜미디어 틱톡의 중국판인 더우인은 최근 배달 업체 3군데와 손을 잡고 음식 배달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정부 규제로 알리바바가 주춤한 틈을 타 독주해온 배달 플랫폼 메이퇀이 새로운 경쟁자를 맞은 셈이다. 반면 메이퇀은 레스토랑 예약과 여행 플랫폼으로, 핀둬둬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저가 패션 플랫폼으로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중국 정부 리스크는 여전히 배제 못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가 중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 때문에 당분간 정부가 기술 기업들의 경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0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해 내수 부진 우려가 제기됐고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대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중국의 젊은 인재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비판도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증시는 성장 단계에 있다”고 했으며 모건스탠리도 중국 주가 지수가 내년 연말까지 14%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중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12조8000억위안(약 2400조원)으로 올해보다 12% 성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국내 증권가 관계자들은 “한동안 중국 기술주의 성장세가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긴 어렵다”며 “중국 당국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가 언제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