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미래 핵심 사업을 이끌어 갈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하는 내용의 내년도 임원 인사를 24일 단행했다. 75년 LG그룹 역사에 처음으로 여성 CEO가 나왔고, 새로 선임된 임원의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였다. 임원 승진자는 총 160명으로 작년(179명)보다 조금 줄었다.

이정애 CEO

LG그룹은 이번 인사의 키워드를 ‘미래 설계와 준비’라고 설명했다. 5~10년 뒤의 LG를 설계하고, 성장을 이끌어 갈 인재를 발탁해 역동적인 LG를 만들겠다는 구광모(44)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현신균 CEO

경영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최고경영자)를 대부분 유임했고, 네 CEO가 바뀌었다. 신임 CEO엔 여성이 2명 포함됐다. LG생활건강에선 차석용 부회장 후임으로 코카콜라음료 대표인 이정애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CEO에 내정됐다. 광고 계열사인 지투알에서도 박애리 전무가 부사장 승진과 함께 CEO가 됐다. 국내 4대 그룹 상장사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이 CEO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T(정보 기술) 주력 계열사인 LG CNS는 현신균 부사장을, 팜한농은 김무용 전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류재철 사장

LG는 성과주의에 따라 전자·배터리·화학 등 핵심 사업에서 사장 승진 인사를 했다. LG전자에서 생활 가전 사업을 세계 1위로 이끈 류재철 부사장, LG에너지솔루션에서 자동차 전지 사업을 맡은 김동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동명 사장

LG는 2년 연속 전체 임원 승진자 가운데 70% 이상을 새 임원으로 채우며, 젊은 인재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LG전자 우정훈 수석전문위원·상무)이다. 전체 승진자 가운데 연구 개발 분야 신규 임원은 31명이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내 연구 개발 분야 임원이 역대 최대 규모(196명)로 늘었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에 담당 조직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