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블룸버그 갈무리 2022.05.17 /뉴스1

지난 5월 99% 폭락한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 개발사 테라폼랩스의 창업자인 권도형 대표가 15일 공개된 코인 전문매체 코이니지와 인터뷰에서 “가족 안전 우려로 싱가포르에 왔고, 한국 조사 당국은 우리에 대해 어떤 것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다는 권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사 당국과 연락한 적이 없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 좀 어렵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요구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때가 되면 수사 당국에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감옥에 갈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인생은 길다”라고 말했다.

루나와 테라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지난 5월 권 대표와 신현성 공동창업자 등을 검찰에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지난 6월 검찰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권 대표의 탈세 의혹을 뒷받침할 세무 자료를 확보했고, 지난달 20일에는 루나·테라 거래내역을 확보하고자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같은 달 권 대표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관해서는 실패할 경우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테라 생태계가 1000억 달러(약 131조2000억 원) 규모에 달하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 자신의 믿음을 정당화하는 바탕이 됐다”면서도 “이제는 (자신의 믿음이) 상당히 비이성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나섰다. 초기 투자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테라와 루나 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가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의 이자를 지급한다고 홍보한 것을 두고 폰지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 대표는 자신의 손실 규모에 대해서는 계량화할 수 없다면서도 “무한한 하락”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