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이 아닌 유선 이어폰만 쓴 지 2년째다. 크기가 큰 무선 이어폰을 한 시간 이상 끼고 있으면 귀가 무겁고 아픈 데다가 뛸 때는 귀에서 빠져나오기도 했다. 9일 출시된 소니의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링크버즈S’는 착용감 때문에 무선 이어폰을 꺼렸던 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착용감이 편안하다. 무게는 4.8g. 소니의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인지 확인할 길은 없으나 귀에 무선 이어폰을 낀 듯 안 낀 듯 가볍다. 다섯시간 가까이 착용한 뒤에도 귀에 통증이 없었을 정도이다.

소니코리아

소니는 “자연스러운 주변 소리와 강력한 노이즈 캔슬링을 동시에 선사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부분을 제대로 체감하기는 어렵다. 조용한 가운데 주변 사람들의 말소리가 가끔씩 들리는 사무실에서 ‘노이즈 캔슬링’과 약한 노이즈 캔슬링 모드인 ‘주변 사운드(듣기)’ 기능을 번갈아 눌러봤지만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소음 제거 효과가 약했다. 대신 지하철이나 버스, 바람이 부는 야외에서는 불필요한 소음이 제거된 채 나머지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리는 효과가 더 잘 나타난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음질이다. 소니 링크버즈S는 크기와 무게가 작아서 음질에 대해선 기대하지 않았는데 저·중·고 음역대에서 풍부하고 섬세한 소리를 낸다. 체급은 라이트플라이급이면서 힘은 웰터급이나 미들급 정도를 내는 셈이다. 다만 음질이 전체적으로 가볍고 청량한 편이라 저음에서 충분한 무게감을 내지 못하는 게 아쉽다. 베이스가 강조되는 재즈나 록을 들을 때는 아무래도 부족함을 느껴 ‘베이스 부스트’ 기능의 도움을 받게 된다. 통화 중 음질은 비슷한 가격대(20만원대 중반) 제품 중 뛰어난 편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스피크 투 챗(speak-to-chat)’이다. 음악을 듣다가도 말을 시작하면 음악이 바로 멈춘다. 이어폰을 끼고 가게에 들어가 계산을 하거나 사무실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올 때 요긴하게 쓰였다. 이어폰을 제 몸의 일부처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끼고 사는 사람이 반길 만한 제품이다. 이어폰을 끼고 있다는 걸 거의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착용감이 편안한 데다가 스피크 투 챗, 주변 사운드 기능 덕분에 제품을 착용한 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다만 확실한 노이즈 캔슬링 효과와 가슴을 때리는 웅장한 베이스 소리를 원한다면 링크버즈S보다 체급이 높은 제품을 고려해야 한다. 가격은 24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