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미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2층에서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의 사전 행사인 ‘CES 언베일드(공개)’가 열렸다. 1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첨단 테크를 적용한 스피커, VR(가상현실) 글라스, 전기바이크 등을 선보였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네덜란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오르비스크(orbisk)가 선보인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제품이었다. 이미지 인식 기술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음식점 등에서 매일 남기는 음식 재료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수치화해 보여준다. 오늘 장사하고 남은 음식 재료를 이 제품 위에 올려놓으면 AI가 자동으로 어떤 음식이 얼마큼 남았는지를 파악하고, 일 단위·주 단위로 분석해준다. 오르비스크의 바트 반 아른헴 공동창업자는 “음식물 쓰레기를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올해 CES에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이머징테크(떠오르는 기술)가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우주 관련 스페이스 테크, 음식 관련 푸드테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이 CES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한 것이다. CES를 주최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의 캐런 춥카 부회장은 “전통 기술과 새로운 기술 부문 사이의 혁신이 가팔라지고 있다”며 “기술이 우주 분야와 식품 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우주왕복선 CES에 등장
작년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이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연 것을 배경으로 올해 CES에서는 다양한 업체들이 우주 항공 기술을 선보인다. 1963년 설립된 미국의 우주 항공 기업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의 자회사 시에라스페이스는 올해 CES에서 우주 비행선 드림체이서를 전시한다. 드림체이서는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왕복선으로 기존 우주왕복선의 4분의 1 크기다. 향후 국제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독일의 보쉬는 우주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인 사운드시(SoundSee)를 선보인다. 도시락 크기의 이 센서는 우주정거장의 각종 기계가 내는 소리를 학습한 뒤 소리를 분석해 기계의 이상 유무를 판단한다. 보쉬는 현재 달에서 작업할 로봇을 탐색하고 충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 중인데 이와 관련된 기술도 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우주 기업 ‘제로지(Zero G)’는 VR(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관람객이 우주 무중력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꾸민다. 인텔·퀄컴·캐논 등 반도체와 카메라 분야의 기존 테크 대기업들도 우주 관련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식품 스캔 AI 기술로 암세포 포착도
수년 전 CES에 등장한 푸드테크도 한층 수준이 업그레이드됐다. 일본의 브레인코는 식품을 스캔해 분석하는 AI를 활용해 체내 암세포를 포착할 수 있는 사이토-AI 스캔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지 인식 기술과 AI를 통해 세포의 핵을 들여다보고 특정 세포가 암에 전염됐는지를 99% 정확도로 볼 수 있는 신체 스캐너 기술이다.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해 고기와 치즈 등을 만드는 업체도 있다. 한국의 양유는 자체 기술을 통해 식물성 단백질 우유를 발효해 만든 아머드 프레시 비건 치즈를 CES에 선보인다. 식물성 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를 개발한 임파서블푸드도 한층 실제 고기와 맛과 영양이 비슷해진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작년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NFT도 CES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할리우드 스타인 패리스 힐턴은 5일 ‘NFT가 도대체 뭐냐’라는 제목의 콘퍼런스에 연사로 나선다. 그는 NFT 거래 플랫폼인 아트블록스의 에릭 칼데론 CEO와 가상 화폐·NFT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NFT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아트를 구매하거나 볼 수 있는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올해 CES엔 우주테크, 푸드테크,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이 대거 등장하며 AI 기술 이후 ‘넥스트 빅 싱(Next Big Thing)’이 무엇인지를 가리는 경연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