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하에 뚫은 베이거스 루프. /김성민 기자

3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가 열리는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외부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일론 머스크가 파놓은 지하 터널 이동 수단인 ‘베이거스 루프(Loop)’가 모습을 드러냈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또 다른 기업 보링컴퍼니가 작년 뚫은 터널이다.

베이거스 루프엔 테슬라 전기차 모델X와 모델Y 여러 대가 1~10번까지 적힌 정차 공간에 세워져 있었다. 정류장 공간의 네 모퉁이엔 터널 4개가 뚫려있었다. 이 지하 터널은 컨벤션센터 센트럴홀과 사우스홀, 웨스트홀 등 3개의 정류장을 잇는다. 정류장에 정차된 차량을 골라 타서 목적지를 말하면, 차량 안에 탑승해 있던 루프 직원이 직접 운전해 터널을 통과하는 식이다. 루프 관계자는 “베이거스 루프에는 총 79대의 테슬라 차량이 운영된다”며 “오늘은 이용자가 적어 20여 대만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지하에 있는 베이거스루프 정류장 모습. /김성민 기자

첨단 테크가 접목돼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일반적인 지하 터널이었다. 터널의 폭은 차량 1대가 겨우 통과할 만큼 좁았고, 터널의 길이도 웨스트홀~센트럴홀~사우스홀까지 총 2.73㎞에 불과했다. 자율주행을 기대했지만 운전자가 직접 터널 내 제한 속도인 시속 35마일(56㎞)에 맞춰 운전했다. 각 정류장 간 걸리는 시간은 1분에 불과했다. 차량이 통과할 때 터널은 보라색, 초록색 불을 내뿜었다. 당초 일론 머스크는 루프를 통과하는 테슬라 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을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규제 당국의 제재로 실현하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는 미국 도심 교통 체증을 완화하겠다며 2019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 지하 터널인 ‘루프’ 건설을 추진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러한 루프 터널을 라스베이거스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과 컨벤션센터, NFL(미국프로풋볼) 구장 등 51개 정류장을 잇는 총 길이 47㎞의 지하 터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베이거스 루프는 일반 지하 터널에 불과하지만 미래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무인화된 운송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거스 루프 이용 요금은 이번 CES 기간 동안엔 무료다. 보링컴퍼니는 베이거스 루프 노선이 확대되면 유료화로 전환할 방침이다. 머스크는 향후 보링컴퍼니의 굴착 기술을 화성 개발에 쓰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