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로 최악의 위기에 몰리자 최근 사명을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이 2일(현지시각)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날 페이스북이 이달 중 10억명이 넘는 이용자의 얼굴 스캔 데이터를 삭제하고 얼굴 인식 시스템의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2010년부터 이용자가 올리는 사진이나 동영상 속 인물의 얼굴을 인식해 태그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얼굴 인식 기능을 켜놓은 이용자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 덕분에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사진 보관소’의 하나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동안 얼굴 인식 시스템은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얼굴 데이터를 어디에 사용할지 명확하게 밝히라는 요구가 많았다. 페이스북은 작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주민의 생체 정보를 이용하려면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주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을 당했고, 6억5000만달러(약 77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갑자기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지한다고 밝힌 이유는 페이스북에 대한 높아진 사회적 비난 탓이 크다.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바꾼 메타는 “얼굴 인식 기술의 사회 내 위상과 관련한 많은 우려 때문에 얼굴 인식 시스템을 중단한다”고 했다.
테크 업계에서는 내부 고발로 공익보다 사익만 추구한다는 이미지가 강조된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꾼 것에 이어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지한 것으로 본다. 뉴욕타임스는 “이 조치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 정부의 조사, 집단소송, 규제 당국의 우려 등을 부채질해온 기능을 사실상 없애는 것”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이 얼굴 인식 시스템을 중단한 것처럼 얼굴 인식 기술은 사회적으로 아직 논란 중이다. 미 뉴욕주 등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전면 금지했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은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판매를 보류하거나 중단했다.
하지만 얼굴 인식 기술을 확대 적용하는 곳도 많다.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는 미성년자가 밤 10시가 넘어 게임하는 것을 걸러내기 위해 얼굴 인식 기술을 도입했고,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놀리나는 마을에 출입하는 차량과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방범에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