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2만5000원짜리 광택용 천. /애플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적인 공급·물류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금 온라인 주문하면 가장 오래 기다려야 하는 애플 제품은 무엇일까. 답은 애플이 9~10월 대대적으로 공개한 아이폰13 시리즈나, 노트북 맥북프로, 무선이어폰 3세대 에어팟이 아니었다. 바로 애플이 지난 18일 은근슬쩍 판매를 시작한 19달러짜리(한국 가격 2만5000원) 천 조각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천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6.3인치 크기의 천이다. 안경닦이 천과 비슷한 크기라고 보면 된다. 애플은 이 제품의 이름을 ‘광택용 천(Polishing Cloth)’이라 지었다. “부드럽고, 비마모성 소재로 제작됐으며, 나노 텍스처 유리를 포함한 모든 애플 디스플레이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청소한다”고 설명을 붙였다. 이 제품 모퉁이 한쪽에 애플 로고인 사과모양이 새겨져있다.

애플이 이 천을 판매하기 시작할 때 많은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특별한 성능이 없는 천 조각을 2만5000원에 파는 것은 과도한 가격 책정이 아니냐는 것이다. 극세 섬유를 사용해 IT 기기 표면을 긁지 않고 닦을 수 있는 천은 아마존 등에게 6개에 9달러에 판다. 사실 애플은 예전 고급 모니터 중 하나인 ‘프로 디스플레이 XDR’을 구입한 고객에게 이와 비슷한 천을 무료로 줬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 천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온라인 애플 스토어에서 이 천을 구매하면 10~12주를 기다려야 한다. 지금 주문해도 올해 안에 못 받는 것이다. 최근 출시한 맥북프로는 주문하면 미국 내에 12월 첫째주에 배송된다. 아이폰13프로는 11월 23일~12월 1일 사이 배송된다. 심지어 이 천 조각을 2~3배 가격에 파는 업자도 등장했다. 이베이 등에서는 이 천 조각을 현재 47.95달러에 판매 중이다. 다음날 바로 배송을 해준다는 조건이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애플 직원을 통해, “애플은 이 천의 주문이 이렇게 많은 것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이를 예상했다는 것이다.

IT 업계에선 ‘천 조각 사태’가 애플에 대한 높은 고객 충성도를 반영하는 최신 사례라고 본다. 애플이 내놓으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일단 사고 보는 고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 천을 구매해 온라인 상에서 주목을 받으려는 사람이 늘어나며 주문이 급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유튜버 등은 이 천을 구입해 언박싱하는 동영상 등을 올리며 클릭 수를 높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분해하는 콘텐츠로 유명한 업체인 i픽스잇은 이 천을 잘라봤는데, 같은 형태의 천 조각 2장이 붙어있는 형태라는 리뷰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