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선 탄소 중립 에너지로 재생에너지·원전과 함께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 형태가 아니라, 석유처럼 용기에 담아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수소 관련 기술이 걸음마 수준인 데다, 안정적으로 다량의 수소를 확보할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에 상용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업종인 철강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연 상태의 철광석은 철이 산소와 결합해 녹이 슨 산화철(FeO) 형태로 존재한다. 철광석과 석탄을 함께 용광로에 넣으면, 석탄의 탄소(C)가 산소(O)와 붙어 이산화탄소(CO2)로 배출되고, 순수한 철(Fe)만 쇳물로 나온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H)를 넣어 산소를 떼어내면 이산화탄소 대신 물(H2O)이 나오는 원리를 이용한다. 하지만 수소를 철광석과 반응시키려면 많은 열이 필요하고, 폭발성이 큰 수소 가스를 고온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다루는 기술도 개발돼야 한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철강연맹 회장(일본제철 사장)은 올 초 일본 매체 인터뷰에서 “현재 수소를 사용한 제철 기술은 세계 어디에서도 구현할 기업이 없다”며 “수소를 사용해 탄소 배출을 없애는 ‘제로(0) 카본 스틸’은 2100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철강뿐 아니라 최근엔 자동차 업계도 수소 에너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달 수소차로 한 번 충전에 1040km를 달리는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내년까지 선박용 수소 연료 전지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수소를 탄소 배출 없이 대량 생산하는 기술은 여전히 연구 중이다. 현재까지는 물을 전기 분해하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를 위해서도 전기를 값싸게 공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수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라도 원전 전기를 값싸게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