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IT기업인 텐센트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화텅(50)이 1년 여 만에 공식석상에 목소리를 내고 ‘선함을 위한 기술'을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마화텅의 발언은 자국 빅테크들이 중국 정부의 분노(wrath)를 일으킨 가운데 나왔다”고 꼬집었다. 과거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공식석상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정부의 보복 조치에 당한 만큼, 정부의 입맛에 맞는 발언을 골라 했다는 것이다.
마화텅은 8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AI)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50초 가량의 음성 연설을 공개했다. 마화텅은 지난해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대의원으로 참석한 후 공식적으로 모습을 나타내거나, 발언을 한 적이 없다. 그는 텐센트가 운영하는 메신저인 ‘위챗’의 음성 전송 기능을 활용해 “텐센트는 국가전문대와 함께 우주 탐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의 AI 기술은 지난 한 해 동안 의료·도시관리·비대면서비스 등에서 사용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학과 AI 기술을 선한 의도로 사용할 것이며,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회사의 핵심 전략으로 삼겠다”며 “지난 백년간 상하이시는 중국의 각성과 분투를 이끌어왔다. 텐센트는 상하이시의 디지털 전환을 도우며 시의 소프트파워를 드높이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도 했다.
세계인공지능대회는 상하이시 정부가 매년 개최하는 대형 IT기술 콘퍼런스다. 원래는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 중국 대표 IT기업들이 나타나 새로운 미래기술과 혁신사업을 경쟁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였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하지만 올해는 기업 경영자의 발언에 정부에 대한 배려가 짙게 묻어난다”며 “(정부발 규제를 의식해)기업이 국가에 공헌하고 있는 모습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대회에 참석한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 겸 회장 역시 “교통 시스템과 고령화 등 사회 문제 해결에 AI 기술을 활용해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또 “바이두가 운영하고 있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향후 2~3년 안에 국내 30개 도시로 확장시키고, 시진핑 주석이 내세운 2060년 탄소중립의 목표 실현에 이바지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SCMP는 “정부 주도의 행사에서 발언권을 잡은 것 만으로도 마화텅은 중국 정부에 괜찮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부 비판 논란을 일으켰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이 행사의 단골 손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행사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최근 정부의 반대에서 미국 상장을 강행한 디디추싱의 창업자인 청웨이도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왔지만, 올해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