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 중 일부는 누군가가 현재의 문제를 나은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섰을 때 시작됐습니다. 바로 여기서 차세대 서비스 중 일부가 여러분과 함께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일(현지시각)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이렇게 말했다. 이날 페이스북은 온라인으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F8 리프레시’를 열었다. 작년엔 코로나로 인해 행사가 취소됐고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페이스북은 비즈니스 기능을 강화한 메신저와 새로운 증강현실(AR) 기능을 선보였다.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연례 개발자 회의를 열고 자사의 핵심 기술과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구글이 연례 개발자 회의인 ‘I/O’를 온라인으로 개최했고, 20일엔 스냅이 ‘파트너 서밋’을 열었다. 25일엔 마이크로소프트가 ‘빌드’를 열었고, 6월 2일엔 페이스북이 ‘F8 리프레시’를 개최했다.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개발자 회의는 예년보다 볼거리는 적었지만 각 테크 기업이 핵심으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페북과 스냅은 AR(증강현실)
이날 페이스북은 AR 기능 확대와 비즈니스와 연계된 메신저 기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메신저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가능한 영상 통화에도 AR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4명이 영상으로 함께 통화하다가 한 사람이 AR 기능을 적용하면 모두의 전화 통화 화면에 AR 효과가 함께 적용되는 것이다. 예컨대 한 사람이 통화 중 생일 축하 관련 AR 효과를 선택하면 함께 영상 통화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적용된다. 페이스북은 올해말 새로운 AR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메신저 업체인 스냅과 비슷한 행보다. 스냅은 지난 20일 검은색 선글래스 모양의 AR글래스 ‘스펙터클’을 공개했다. 무게는 134g에 무선이다. 카메라가 2개, 마이크가 4개, 터치패드와 음성인식 기능이 적용됐다. 이 AR글래스를 끼면 눈 앞에 푸른 풀밭이 펼쳐지고,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화려한 꽃이 피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구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사람 닮은 AI 주력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연례 개발자 대회에서 좀 더 사람과 같은 인공지능(AI)을 소개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구글은 대화 중 맥락을 파악해 사람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인공지능 대화 모델 ‘람다(LaMDA)’를 공개했다.
람다가 적용한 행성 명왕성에게 “너를 찾아가면 뭘 볼 수 있니”라고 물으면, “날 찾아오면 거대한 협곡과 약간의 빙산, 간헐천과 분화구를 볼 수 있어”라고 답하는 식이다. 기능을 고도화해 답이 없는 질문에도 인간과 같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 언어 모델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람다는 미리 정의된 답변을 학습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며 “어떤 대화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또 검색·지도·쇼핑 등 핵심 서비스에 적용될 AI 다중 검색모델 ‘멈(MUM)’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5일 개발자 대회 ‘빌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문 개발자 언어를 몰라도 코딩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소개했다.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모델인 GPT-3를 적용한 프로그래밍 언어 ‘파워FX’가 그것이다. 개발자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로 말을 하거나 타이핑을 치면 GPT-3가 이를 코딩해준다. 예컨대 이커머스 앱을 개발하는 사람이 “Kids로 시작하는 이름의 상품을 찾아줘”라고 말을 하면 GPT-3가 이에 해당하는 코딩을 해주는 것이다.
애플은 오는 7일 개발자 대회인 WWDC를 개최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애플이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15와 컴퓨터용 맥OS12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선 애플이 AR 글래스나 애플카 관련 발표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