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I/O(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구글

“날 찾아오면 거대한 협곡과 약간의 빙산, 간헐천과 분화구를 볼 수 있어.”

18일(현지시각) 구글의 한 엔지니어가 인공지능 대화 모델 ‘람다(LaMDA)’를 적용한 행성 명왕성에게 “너를 찾아가면 뭘 볼 수 있니”라고 묻자 이렇게 답이 돌아왔다. 구글의 AI가 자신이 명왕성인것처럼 자연스럽게 답변한 것이다. 람다는 ‘대화 언어 모델(Language Model for Dialogue Applications)’의 약자로, 기능을 고도화해 답이 없는 질문에도 인간과 같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 언어 모델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람다는 미리 정의된 답변을 학습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며 “어떤 대화도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구글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 2021’을 가졌다. 구글 I/O는 매년 구글의 방향성과 새로운 제품, 기술을 발표하는 자리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AI 언어모델 람다였다.

구글 람다 시연 모습

◇답 없는 질문에도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AI

구글은 올해 개발자회의에서 AI(인공지능) 기능을 크게 강화한 서비스를 대거 발표했다. 그중 하나인 람다는 사람의 대화 방식을 이해하고 정답이 없는 질문에도 알맞게 대화한다. 이날 람다가 적용된 행성 명왕성과 종이비행기가 인간의 질문에 답을 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AI 람다가 자신을 명왕성이나 종이비행기로 인식하고 인간의 추상적인 질문에 알맞게 대화한 것이다. 구글은 이 기술을 음성인식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검색 기능 등에 도입할 계획이다.

구글의 강화된 AI 기능은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구글은 이날 피부 트러블이 있는 부분을 사진으로 찍으면 현재 사용자의 피부 상태와 증상, 치료법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소개하는 헬스케어 툴도 발표했다. 구글맵에서는 도로가 막혀 운전자가 여러 차례 급정거를 해야 되는 도로를 추정하고 분석해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기능도 도입한다.

사용자 맞춤형 디자인이 적용되는 안드로이드12 모습. /구글

◇사용자 맞춤형 화면 디자인 제공

구글은 이날 새로운 디자인의 스마트폰 OS(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12’도 발표했다. ‘머티리얼 유(Material You)’라 부르는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가 스마트폰 배경화면을 선택하면 안드로이드가 자동으로 그에 어울리는 화면 색조와 잠금화면, 위젯 디자인으로 설정을 바꿔준다. 사용자 맞춤형 화면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 기능도 크게 강화된다. 날씨 앱 등에서는 이용자의 대략적인 위치만 알려줘도 날씨가 표시된다. 또 어떤 앱이 사용자의 위치 정보나 사진 등을 수집하고 있는지 한 화면에서 확인하고 이를 통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문을 열 수 있는 디지털 자동차 키 기능도 도입된다. 구글 픽셀폰과 삼성 갤럭시폰 일부 모델에서 스마트폰으로 시동까지 걸 수 있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이를 위해 현재 BMW와 다른 완성차 업체와 협업 중이라고 밝혔다.

18일 열린 구글I/O 모습. 소수의 구글 직원들만 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본사에서 오프라인으로 참석했고, 모든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구글

◇웨어러블 OS에서 삼성전자와 손잡아

구글은 스마트워치에 탑재되는 자체 웨어OS와 삼성전자의 타이젠을 결합한 ‘웨어러블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의 OS로 애플워치와 아이폰, 아이패드가 연동되는 애플처럼 구글과 삼성전자가 손을 잡고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연동성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손잡고 개발하는 통합 OS는 올 가을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에 탑재될 예정이다. 구글은 “통합 OS는 기존보다 앱을 최대 30% 빠르게 구동하고, 소비전력을 낮춰 배터리 수명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IT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밀고 갔던 타이젠이라는 독자 OS를 접으며 과감히 결단했다고 평가한다. 미 IT 매체 씨넷은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은 웨어러블 분야의 ‘저스티스 리그’처럼 보인다”며 “애플워치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안드로이드 스마트워치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고 했다.

프로젝트 스타라인. /구글

◇효율적인 연결 추구

구글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유용한 도구도 소개했다. 바로 ‘스마트 캔버스’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구글독스, 구글시트, 구글슬라이드를 사용하며 바로 구글 미트 화상 통화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문서 하나에 여러 협업툴을 합친 것이다. 특히 여러 문서 창과 영상 통화 창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크기와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구글은 실시간 3D 이미지 처리 기법 등을 통해 멀리 떨어진 사람과 영상통화를 하며 실제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프로젝트 스타라인’도 소개했다. 3D 심도 센서가 필요해 별도의 전용 기기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 재현감이 뛰어나다. 구글 포토에서는 2개의 사진을 연결해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드는 기능도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