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경기도 고양시 너른마당에서 본지 오로라 기자가 고글을 쓰고 DJI FPV 드론을 날리고 있다./고운호 기자 ※사전 드론 비행 등록을 마치고 체험했습니다.

‘DJI FPV’는 세계 1위 드론 업체 DJI가 지난 3월 레이싱 드론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드론이다. 일반 소비자용 드론보다 속도가 빠르고,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거나 급커브를 도는 등 ‘곡예 비행’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레이싱 드론은 마니아층이 직접 드론을 제작해 날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수제 드론은 조종기에서 손을 떼는 순간 드론이 추락해버려 초보자는 절대 넘볼 수 없는 장벽이 컸다. ‘DJI FPV’는 전문가들만 가득한 레이싱 드론의 세계에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참여해볼 수 있게 해주는 기기다. 정말로 생초짜인 사람도 가능한 걸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기자 3인이 직접 체험에 나섰다.

로라(드론 좀 만져봤다는 IT 기자): 제품을 받자마자 적잖게 당황했다. 일반 드론에 비해 부품이 많고 복잡해서다. FPV는 ‘1인칭(First Person View)’의 약자인데, 웬 잠자리 눈 같은 고글이 딸려왔다. 드론과 이 고글을 연동하면 눈앞에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가 찍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원래는 드론용 배터리와 조종기 배터리 두 개만 신경 쓰면 됐는데, 이 제품은 고글 배터리까지 충전해야 해 준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형태(비행 금지 구역에 사는 8년 차 기자): 사실 고글을 본 순간, VR(가상현실) 안경처럼 어지럽지 않을까 걱정됐다. 그런데 막상 날려보니 HD급 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선명한 화면을 보여줘 전혀 어지럽지 않았다. FPV 드론의 속도가 최대 시속 140km인데도 그렇다. 시야각도 142도로 넓어서, 드론이 수직 하강할 때는 정말 하늘에서 떨어지는 기분이 생생하게 나 오싹하기까지 했다.

◇짜릿한 속도감…한 손으로 총쏘듯 조종

인준(고가 드론 처음 날려보는 30대): 이 드론의 제로백이 2초라고 한다. 페라리 SF90 스파이더의 제로백이 2.5초인데 확실히 날렵하다. 이 정도 속도를 내려면 완벽한 조종 실력이 있어야 될 것 같아서 겁부터 먹었는데, 조종기가 직관적이라 정말 누구나 쉽게 날릴 수 있었다. 일반 드론 조종기는 게임 콘솔처럼 양손으로 조종해야 하는것과 다르게 FPV는 한 손으로 조종하는 ‘모션 컨트롤러’가 같이 나온다. 고글을 쓰고 드론이 날아갔으면 하는 방향을 쳐다보며 ‘방아쇠’를 지그시 누르면 드론이 내가 의도한 곳으로 날아간다. 원위치로 복귀시키려면 조종기 위의 빨간 버튼을 한 번 누르면 그만이다.

FPV 별점과 한 줄 평

로라: 스포츠 모드로 바꿔 최고 속도를 내보니 ‘위잉’거리며 위협적인 소리가 나더라. 천천히 사람과 나무 등 장애물이 없는 상공까지 드론을 올려놓고, 빠르게 질주하는 쾌감이 컸다. 다만 단순히 높게, 멀리 날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공중에서 급커브를 도는 등 곡예 비행을 하는 건 호버링(자동으로 공중에 떠 있는 것) 기능이 없는 수동 조작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함부로 해선 안 되겠다 싶었다.

형태: 이 드론은 최고 6000m, 최대 16.8km 거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레이싱 시장을 겨냥해서 그런지 최대 거리는 일반 드론인 ‘DJI 에어 2S’(최대 18km)보단 적더라. 통신 상태가 안 좋을 경우, 화면 끊김 현상이 생겨 좀 아쉬웠다.

인준: 한 가지 아쉬운건 고글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외장 배터리를 썼다는 점이다. 쓸때마다 긴 줄에 배터리를 연결해야 작동할 수 있다. 휴대성 면에선 좀 떨어지지 않나. 또 151만원이란 가격도 장벽이라면 장벽이다.

◇촬영의 재미 늘어난 DJI 에어 2S

지난달 30일 경기도 고양시 너른마당에서 본지 최인준 기자(왼쪽)와 장형태 기자가 DJI 에어 2S의 트랙킹(추적)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고운호 기자

로라: DJI가 지난달 내놓은 일반 소비자용 드론 ‘DJI 에어 2S’는 어떤가? 일단 기존 에어 2(99만원)보다 비싸진 점은 불만이다. 그만큼 성능도 좋아졌지만. 영상 화질은 전작(4K)보다 높은 5.4K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인준: 비싼 만큼 다양한 촬영 기능이 추가된 점은 좋았다. 예를 들면 ‘추적 기능’이 있는데, 나를 추적하도록 설정하고 달아나면 3m의 간격을 띄운 채 나를 따라온다. 드론 조종자의 안전을 생각해서 너무 가깝게 다가오지 않도록 설정했다. 주변의 나무나 장애물을 알아서 피하는 것도 기특했다. 다만 급회전을 해 카메라 시야에서 빠르게 벗어난 경우, 드론이 이를 인식하지 못해 나를 놓치는 경우도 꽤 있었다.

형태: 추억 영상 만들기에 좋은 ‘마스터 샷’ 기능도 흥미로웠다. 이 기능을 선택하면 드론이 알아서 지정된 피사체의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면서 영상을 찍어준다. 다 찍고 나면 곧바로 소셜미디어에 올릴 수 있게 배경음악을 넣은 짧은 영상으로 편집도 해준다.

로라: 가장 큰 문제는 비행할 장소가 없다는 거 아닐까. 최근 코로나 때문에 서울 내 비행장들이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고, 집 앞에서 날리려고 해도 사전 등록을 하는 게 필수다. 놀 곳을 찾기 어려운 장난감이다.

fpv별점과 한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