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 위기를 맞으면서 양돈업과 탄광업 등 전통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영국 BBC는 최근 화웨이가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대응해 ‘스마트 양돈장’ 기술을 보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더욱 강화된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부는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마이크로칩 등 5G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2020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42% 급감했다. 일본 니혼게자이신문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협력사에 올해 스마트폰 부품 주문량을 60% 줄일 것이라고 고지했다고 한다.
최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였던 화웨이가 올해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7위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화웨이 머신비전사업부의 돤 아이궈는 지난 15일 자신의 웨이보에 “화웨이가 스마트 양돈 기술을 개발했다”며 “필요한 고객의 연락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연간 전 세계 소비량의 절반인 5000만톤 이상의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최대 양돈 산업국이다. 매년 7억 마리의 돼지를 도축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병해충 검출 등 양돈농장의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화웨이는 안면인식기술로 개별 돼지를 식별하고, 또 다른 기술과 결합해 돼지의 체중과 식단, 운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화웨이 대변인은 “양돈업은 화웨이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로 전통산업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는 사례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양돈농가를 위한 AI 기술뿐 아니라 ‘스마트 탄광’ 사업도 시작했다. 화웨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 이달 초 중국 산시성 북부에 탄광혁신연구소를 열었다고 밝히면서 “탄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줄이고 안전성·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그는 “광부들이 직장에서 수트와 넥타이를 입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런정페이는 “화웨이는 탄광과 철강 등 분야로 과감히 진출하는 한편 텔레비전, 컴퓨터, 태블릿과 같은 소비재 부문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스마트폰 판매에 의존하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다”며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지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