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프로. /김성민 기자

애플이 지난 13일(현지시각) 공개한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오는 30일 국내에도 출시된다. 30일에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모델이 먼저 나오고, 아이폰12미니와 12프로맥스는 다음달 출시된다. 공식 출시 전이지만 국내에서 아이폰12는 인기를 끌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 23일부터 진행된 사전예약판매에서 통신 3사가 확보한 아이폰12 사전예약물량 20만대가 모두 첫날에 소진됐다.

어떤 폰인지 출시 전 3일간 먼저 아이폰12프로 모델을 써봤다. 예쁘고, 빠르고 사진이 잘 찍혔다. 큼직한 노치 디자인(전면 카메라 주변 디자인)과 야간촬영시 빛반사 현상(플레어 현상)이 다른 스마트폰보다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여전히 아쉬웠다.

◇깔끔한 마감에 균형잡힌 디자인

제품 포장부터 인상적이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공하지 않는다. 해당 액세서리들이 빠지면서 박스 크기가 다른 스마트폰 박스 크기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폰12프로 외형 디자인은 예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끈했다. 아이폰12는 스마트폰 테두리가 둥글게 마감처리된 형태를 벗어나 예전 아이폰5와 같은 각진 형태다. 쉽게 말해 ‘깻잎통조림’ 디자인이다. 탄탄해보이면서 디자인적으로 균형잡힌 느낌이다.

아이폰12 시리즈는 4종 모델에 따라 화면 크기가 다르다. 아이폰12미니는 5.4인치, 아이폰12와 12프로는 6.1인치, 12프로맥스는 6.7인치다. 모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12프로는 스마트폰 테두리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처리했고, 뒷면은 무광처리했다. 12프로엔 카메라 3개가 인덕션처럼 스마트폰 뒷면 좌측 상단에 몰려있는데, ‘카툭튀’가 경쟁사 제품보다 심하지 않았다.

12프로 무게는 187g으로, 아이폰11프로(188g)와 큰 차이가 없다. 아이폰12는 무게가 162g으로 아이폰11보다 많이 가벼워졌다. 각진 테두리는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였지만, 그립감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아이폰12프로. /김성민 기자

◇ A14바이오닉이 주는 높은 속도와 최적화 성능

속도는 빠르다. 아이폰12엔 처음으로 5나노 공정으로 만든 ‘A14바이오닉’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애플은 “스마트폰 사상 가장 빠른 칩”이라고 했다. 실제 배틀그라운드 등 대용량 게임이 무리없이 돌아갔고, AR(증강현실)을 활용한 앱들도 구동이 잘 됐다. 아이폰12프로와 프로맥스에는 아이폰11 시리즈(4GB 램)보다 많은 6GB 램이 들어갔다.

A14바이오닉은 머신러닝을 통해 촬영한 사진의 완성도도 높였다. 아이폰11프로보다 선명하고 밝게 사진이 찍혔다. 특히 프로에는 라이다 센서가 달려있어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환한 사진이 나왔다. 돌비 비전 동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배터리 용량은 숫자상으로만 보면 아이폰11 시리즈보다 줄었다. 하지만 실제 써보니 용량 감소를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최적화 덕분이다. 애플은 5G(5세대 이동통신) 모드에서도 배터리를 절약하기 위해 콘텐츠에 따라 스마트폰이 LTE와 5G를 자동으로 변환하는 ‘스마트 데이터 모드’를 적용했다.

아이폰12프로. /김성민 기자

◇ 코로나 시대에 페이스ID는 아쉬워

전체적으로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사용자 배려 측면에선 조금 아쉬웠다.

렌즈의 광학적 특성 탓이기도 하지만, 아이폰11에서 문제가 됐던 사진을 찍을 때 빛 잔상이 맺히는 ‘플레어’ 현상이 아이폰 12프로에서도 나타났다. 야간 저조도에서 더 선명하고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경쟁사 스마트폰보다 플레어 현상이 더 도드라져보였다. 아이폰12 시리즈엔 OLED를 적용한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화면이 아이폰11보다 밝고 선명했다. 하지만 경쟁사 주력 스마트폰에 탑재된 120Hz 화면 주사율은 적용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푸는 페이스ID 대신 지문을 인식하는 터치ID가 탑재될 것으로 기대한 사람이 많았지만, 아이폰12엔 페이스ID만 적용됐다. 마스크 속 얼굴을 잘 인식하지 못해, 계속 비밀번호로 잠금을 풀다가 결국 비밀번호 암호 적용을 해제했다. 환경을 생각한다며 충전기는 제공하지 않으면서, 대중적인 USB-C타입대신 애플만 쓰는 라이트닝 단자를 적용한 것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