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 관련 가짜뉴스가 퍼지는 데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나 SNS를 통해 코로나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언급을 자주 해 인포데믹(infodemic·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을 일으킨 ‘제1 주범’이라는 것이다.

미 코넬대 연구팀은 30일(현지 시각) “전 세계 영어 매체에 실린 3800만개의 코로나 관련 기사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담은 기사의 38%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보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관련 인포데믹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라며 “전염병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 확산은 단순 오보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가 본격 유행한 올해 초부터 지난 5월까지 영문 매체에 보도된 코로나 관련 가짜 뉴스는 110만건 정도다. 이들 가짜뉴스는 총 11종류의 코로나 관련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대통령 탄핵 추진 당시 “민주당이 트럼프의 재선을 막기위해 코로나를 퍼뜨렸다”, 글로벌 제약사가 치료제를 팔기 위해 바이러스를 개발했다는 음모론 등이다.

◇ “코로나 잘못된 정보의 38%가 트럼프 언급”

연구진은 “이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한 ‘기적의 치료제’ 언급이 다른 10개 잘못된 코로나 정보보다 많이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코로나 치료를 위해 살균제를 (사람에) 주사기로 주입하라”고 발언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 이후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표백제가 기적의 치료제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 없는 정보가 일반인들의 잘못된 행동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관련 가짜뉴스 확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도 한몫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유튜브 계정에 올린 언론 인터뷰 영상에서 “아이들은 대부분 코로나 등 질병에 면역력이 있다. 우리(성인)보다 훨씬 면역력이 강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 게시물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모두 삭제 조치 당했다. 코로나 관련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페이스북 측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영상은 특정 집단이 코로나에 면역력을 갖췄다는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 방역에 대한 해로운 거짓 정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관련 가짜뉴스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처럼 전염병 확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한 원인의 하나”라며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