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테슬라의 운전 보조 시스템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을 기능을 켜놓고 시속 150km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 졸음운전을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고 스카이뉴스와 BBC 등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오토파일럿은 자율 주행 2단계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돌발 상황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은 지난 7월 앨버타주 포노카 지역 인근 고속도로에서 과속하는 테슬라S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 차량 앞좌석은 모두 완전히 뒤로 젖혀진 상태였다고 한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모두 잠에 든 상황이었다.
테슬라 차량은 경찰이 순찰차로 추격하면서 비상등을 켜자 시속 140km에서 속도를 높여 150km/h까지 가속했다. 캐나다 고속도로 대부분은 최고속도를 시속 110km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량을 단속한 대리 턴불 경사는 캐나다 CBC 뉴스 인터뷰에서 “차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속력을 높였다”고 했다. 그는 “경찰 생활 23년 동안 대부분 교통단속 업무를 했는데 (이 광경을 보고) 말을 잃었다”며 “이런 일은 이전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경찰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사는 20세 남성인 운전자에게 24시간 면허 정지 처분과 함께 과속·난폭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오토파일럿은) 운전자의 실수를 막기 위해 설치된 안전장치지만, 단지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라며 “이 기능은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운전의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고 했다.
◇ 美 검찰, 자율주행 중 인명 사고에 “운전자가 책임”
미국 검찰은 최근 자율주행차에 의한 세계 첫 보행자 사망 사고에 대해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닌 운전자가 사고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달 27일 ‘우버 자율주행차 사망사고’ 당시 운전석에 타고 있던 라파엘 바스케스(46)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시험한 우버에 대해서는 형사상 책임이 없다고 했다.
사망사고는 지난 2018년 3월 18일 밤 10시쯤 애리조나 중남부 도시 템피 시내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공유택시기업 우버에서 테스트 중이던 볼보 XC90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자전거를 끌고 무단횡단하던 여성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당시 운전자는 휴대전화로 스트리밍 방송을 보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앨리스터 아델 담당 지방검사는 기소 이유에 대해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았다면 그 차량을 안전하게 통제하고 운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라도 운전석에 앉았다면 사고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 재판은 내년 2월 11일로 예정됐다. 재판 결과가 전 세계 자율주행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놓고 운전석을 비워둔 채 고속도로를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며 음주 파티를 벌인 영상을 올린 미국의 젊은이들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TMZ,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미국 남성 4명은 최근 전기차 테슬라를 탄 채로 오토파일럿 기능을 켜놓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영상을 찍어 틱톡에 올렸다. 이들이 올린 영상의 제목은 ‘당신의 차가 당신보다 운전을 잘할 때’였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자율주행 차량이 완전히 자율적이기를 바라지만, 오토파일럿 기능은 아직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차량을 제어할 준비를 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