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00만원 수준의 부당이득을 취한 개인투자자가 시세조종 혐의로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통상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거래는 다수가 가담하거나 수십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경우로 인식되곤 하는데요. 하지만 비교적 작은 규모로도 충분히 적발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일 개인투자자 A씨를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했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주가 상승을 통한 매매차익을 노리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골라 1년 넘게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증선위 조치는 부당이득의 규모보다 행위 자체의 불법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A씨는 고가 매수와 대량 호가 제출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동원했습니다. 2017년 3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약 1년 동안 거의 매일 5042회(195만1898주)에 달하는 시세조종성 주문을 쏟아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당이득 3000만원 자체의 파급력이 크진 않지만, 거래량이 적은 종목에 5000번 넘게 주문을 반복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운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거래량이 늘어나 마치 호재가 있는 것처럼 일반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본인 사무실의 컴퓨터 한 대를 이용해 여러 계좌로 반복 거래를 진행했습니다. 이용 중이던 증권사 시스템에서 불건전 주문으로 분류되어 신규 매수가 거부되자, 그는 여러 증권사를 옮겨 다니며 새 계좌를 개설하고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이어갔습니다. 본인과 가족, 본인 소유 회사 등 5인 명의의 계좌 13개를 동원했지만, 접속 IP 주소가 동일하다는 점 때문에 실질적인 계좌 주인이 본인이라는 사실이 결국 들통났습니다.
이러한 A씨의 시세조종 행위는 한국거래소의 이상 거래 심리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혐의로 포착됐으며, 이후 금융감독원의 조사로 이어졌습니다.
불공정거래는 통상 부당이득 규모가 클수록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으로 인식돼 당국이 검찰 고발 조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A씨의 경우 높은 호가 관여율이 문제로 지적됐으며, 고발까지는 이르지 않고 수사기관 통보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증선위의 검찰 고발과 통보는 모두 수사기관에 사건을 전달하는 조치이지만, 고발의 경우 형사처벌 가능성이 더 큽니다. 반면 통보는 중과실에는 미치지 않는 사안에 적용되며, 통보만으로 끝나거나 수사 결과에 따라 처벌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씨의 정확한 호가 관여율은 비공개 사안이지만, 시세조종성 주문이 해당 종목 전체 주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체 거래량의 10%만 넘어도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며, 30~50% 수준이면 매우 높은 편으로 간주됩니다.
주가 상승이나 하락 여부와 관계없이, 시세조종성 거래 패턴이 확인되면 금감원에서 적발될 수 있습니다. 시세조종은 주가 변동이나 수익 여부와 무관하게 의도적인 시장 개입이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그간 수억~수천억 원대 부당이득 사건뿐 아니라 비교적 소규모 사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수사기관 통보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조치 역시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주가조작 근절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감시망도 한층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의도적인 시세 개입은 규모와 관계없이 언제든 적발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