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효성중공업에 대해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주요 업체들의 수주 리드타임(계약 후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이 최대 5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13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목표 주가를 기존 33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294만원이다.

효성중공업 CI./효성중공업 제공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의 2026년 2분기 이후 수주 계약 리드타임이 3년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점을 반영해 목표 주가 산정 기준을 2029년 예상 실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실적이 아닌 중장기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리드타임이 늘어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이미 수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계약부터 납품까지 기간이 3~5년까지 길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현재 체결되는 계약이 수년 뒤 매출로 이어지면서 향후 실적을 비교적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GE Vernova는 지난 3월 열린 ‘America Global Industrials Conference’에서 변압기 생산 예약 슬롯이 2031년까지 확보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생산 가능 물량을 미리 선점하는 ‘슬롯 예약’ 개념이 확산되면서 사실상 수년 치 매출이 선확보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들도 실질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의 장기 수주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허 연구원은 “국내 초고압 변압기 업체는 아직 공식적인 슬롯 예약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효성중공업이 올해 2월 체결한 ‘765kV Transformer and Reactor Purchase Agreement’의 계약 기간이 2031년 1월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슬롯 예약 리드타임도 5년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적인 제도는 없지만 계약 구조상 이미 장기 물량이 확보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수주 환경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2026년 매출액은 7조1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700억원으로 43%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중공업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는 북미 시장 확대가 꼽힌다. 그는 “북미는 단가가 높고 수익성이 좋아 매출 증가와 함께 이익률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매출 비율은 2024년 22%에서 2026년 32%, 2027년에는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능력 확대도 성장의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은 변압기와 GIS(가스절연개폐장치) 증설, 미국 멤피스 공장 확장, HVDC(초고압직류송전) 설비 투자 등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HVDC 설비는 변압기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어 수요 증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