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주택 시장에서 이른바 ‘매매예약금’을 둘러싼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일부 민간임대주택 사업장에서는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의무임대기간 종료 후 분양전환을 조건으로 소위 ‘매매예약금’ 납입을 권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매매예약제’로 불리며,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임차인의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매매예약금은 사인 간 계약에 근거한 금전으로, 법적으로 임대보증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에 따른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으며, 임대사업자의 파산 등 사고 발생 시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국토교통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2023년 2월, 민간임대주택 관련 매매예약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에게 안내를 요청하는 공문을 각 지자체에 발송한 바 있다.

특히 블로그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매매예약금을 금융회사의 전세대출 등을 통해 납부할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확산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 당국은 해당 금액이 임대보증금과 동일한 보호를 받는 것으로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대출에도 유의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임대보증금과 매매예약금의 최대 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이는 차주의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부적합한 권유에 해당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매월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개인의 소득 수준에 비추어 감당 가능한 범위인지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양전환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험도 문제로 지적된다.전세대출 등을 이용해 매매 예약금을 납부하더라도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로 대환해야 하며, 이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에 따라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필요한 금액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연체와 같은 신용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 당국은 “대출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당장 자금이 부족해도 매매 예약 계약이 가능하다는 홍보 문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계약 체결 전 제도와 위험 요인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