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산업을 정조준한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국내 증시에 동시 출격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3일 순수 우주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액티브 형태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를 14일 신규 상장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크로스(Akros) 테크놀로지스가 산출한 지수를 실물 추종하는 ‘TIGER 미국우주테크’ ETF를 초기 설정액 300억원, 1주당 1만원의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 업계에는 우주항공 테마 ETF 상장 러시가 발생하는 것은 전 세계 사상 최대 규모로 점쳐지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시장 자금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다.
◇ 스페이스X 상장 노린 ‘실탄 장전’과 고수익 랠리
6월 미국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운용사들은 앞다퉈 관련 상품 라인업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를 최대 2조달러(약 2648조원)로 추산하며, 예상 공모 규모만 기업 가치의 3.75% 수준인 750억달러(약 11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아직 상장조차 하지 않은 이 거대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발 빠르게 담기 위해, 지수를 단순 추종하지 않고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편입하는 액티브 전략까지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우주 테크 관련 펀드는 최근 폭발적인 수익률을 내세워 뭉칫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번에 상장하는 ACE ETF의 운용역이 2023년부터 맡아온 글로벌 우주 펀드의 경우, 설정 이후 수익률이 213.15%에 달하며 최근 1년 수익률은 85.59%, 6개월 수익률도 14.77%를 기록했다. 상장을 앞둔 당장에는 에코스타, 로켓 랩, 요크 스페이스 시스템즈 등 15개 안팎의 우주 관련 종목을 담지만, 지수 리밸런싱 이전이라도 스페이스X 상장 즉시 최대 비중으로 편입하기 위해 액티브 구조를 짰다. 여기에 14일부터 한 달간 최소 10주 매수 시 추첨을 통해 스마트워치 등을 지급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쟁도 불붙었다.
◇고수익 이면의 맹점… 분산 효과 저하와 변동성
장밋빛 수익률과 상장 기대감 이면에는 뚜렷한 투자 위험성이 상존한다. 가장 큰 문제는 펀드에 담을 우주 기업의 종류가 너무 적고, 이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높은 변동성이다. 우주 산업은 본질적으로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고 이익 회수 기간이 매우 길다. 금리 변화나 단일 우주 발사 프로젝트의 성패에 따라 주가가 극도로 민감하게 요동치는 구조로 돼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시장에 상장된 대다수 우주 ETF는 이러한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해 본업이 우주가 아닌 기존 방위산업체나 대형 반도체, IT 부품 기업 등을 섞어 편입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되다 보니 순수 우주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곧 출시될 예정인 우주 관련 테마 ETF 상품들처럼 고성장 순수 우주 기업에만 집중할 경우 편입할 수 있는 종목 수가 10~15개 남짓에 불과해 구조적인 단점이 발생하고, 종목 수가 현저히 적어 ETF 본연의 투자 위험 분산 효과가 턱없이 작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 신생 성장주이다 보니 배당을 거의 주지 않아 장기 투자 매력도도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주 테크 분야의 순수 기업들은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대표적인 ‘신생 성장주’로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주기보다는 기술 개발에 전액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우주 테마의 화제성에 편승하기보다는, ETF의 실제 편입 종목 구성과 각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촘촘히 따져보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