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피스스튜디오 제공

이 기사는 2026년 4월 10일 06시 1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패션 브랜드 운영사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코스닥시장 상장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상장 몸값으로는 3000억원을 제시했다. ‘꽃 그래픽’으로 인기를 끌며 한때 기업가치 1조원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몸값이 크게 낮아졌다. 구주 인수에 나섰던 주관사조차 손실 구간에 놓였다.

투자은행(IB)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코스닥시장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내달 11일부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예정했다. 이후 같은 달 20일부터 일반 청약을 받는다. 계획대로라면 6월 초 상장한다.

회사는 상장 과정에서 227만2637주를 공모한다는 방침이다. 신주 모집 210만주에 구주 매출 17만2637주가 포함됐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9000~2만15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금액은 약 432억~489억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693억~3048억원으로 추산된다.

과거 장밋빛 전망 대비 몸값이 크게 줄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 2024년 상장 주관사 선정 당시 몸값 1조원 평가를 받았다. 2023년 당기순이익(207억원)에 PER 25배를 적용한 수치로, 당시 증권사들은 브랜드 확장성을 근거로 앞다퉈 높은 몸값을 제시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2018년 선보인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로 유명해졌다. 플라워 그래픽을 앞세운 마르디 메크르디는 국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며 1000억원 매출을 내는 브랜드가 됐다. 특히 2024년 매출은 1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다.

몸값 하락 배경에는 주춤해진 수익성이 자리 잡고 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무려 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7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약 36% 줄었다.

피스피스스튜디오의 핵심 브랜드인 마르디 메크르디의 인기가 정점을 지난 게 악재가 됐다. 마르디 메크르디 애슬레저(Actif)를 시작으로 키즈(Les Petits), 슈즈(Les Pompes)로 상품군을 확장했지만, 주력인 우먼이 역성장했다. 동시에 마케팅 확장 등으로 판매관리비는 늘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행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월 구주 거래를 통해 피스피스스튜디오 주식 7만2000주를 선제적으로 사들였다. 당시만 해도 회사의 성장을 낙관하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지만, 현재는 평가 손실 구간에 놓였다.

미래에셋증권은 구체적으로 주식 7만2000주를 주당 2만7449원에 사들였다.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 대비 44% 비싼 값에 사들인 것으로, 공모가가 상단인 2만1500원에서 결정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은 주당 약 600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평가 손실률은 21%를 넘어선다.

미래에셋증권은 주관사 이해상충 논란에도 직면했다. 상장 주관사가 본전이라도 찾기 위해 공모가를 무리하게 방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회사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상장주선인의 구주 취득 사실이 있다”면서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피스피스스튜디오가 몸값을 낮춰서라도 상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글로벌 마케팅 확대 등을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는 공모자금 중 15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배정했다. 또 차입금 상환 자금 25억원도 공모자금 사용계획에 포함됐다. 여기에 과거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증권신고서 미제출로 약 5억원 규모 과징금 리스크도 안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관사가 본인들의 취득가보다 낮은 밴드를 제시했다는 건 그만큼 공모 흥행이 절실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면서 “상장 후 3개월 뒤 주관사 보호예수가 풀릴 때 ‘본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