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국내 증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방향성을 잃은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략도 공격과 방어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섣부른 단기 반등 레버리지 베팅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10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전날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약 575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해당 상품에는 전날 하루에만 전체 자금 1363억원이 몰려 유입액 3위를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 3위 역시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가 차지하며 레버리지 선호 현상을 뒷받침했다.
동시에 방어적 성격의 ETF에도 매수세가 쏠렸다. 개인 순매수 2위는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방어하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388억원)였고, 4위는 대표적 파킹형 상품인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319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 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해당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매도해, 매도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머니마켓 ETF는 단기 국채와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해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는 ‘파킹형 상품’으로 커버드콜 상품과 함께 안전 자산으로 취급된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시장의 변동성 리스크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수익률 역시 이런 혼란스러운 장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실제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KODEX 레버리지와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각각 21.11%, 21.22% 하락하며, 코스피 하락률(-7.46%)을 세 배 가까이 웃돌았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어 하락장에서는 손실 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
특히 최근 증시는 이란 전쟁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하루에도 방향이 급격히 바뀌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하자 코스피 지수는 6% 급등했다. 하지만 전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나서자 곧바로 94.33포인트(1.61%) 하락하며 5700대로 다시 내려왔다.
지난 1일에도 종전 기대감에 코스피 지수가 8.44% 오르며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다음 날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놓겠다”는 트럼프 발언에 4.47% 하락했다.
이처럼 뉴스에 따라 시장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서는 레버리지 ETF와 같은 방향성 베팅이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투자 전략에 있어서 방어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변동성이 워낙 크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전략도 양분되어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널뛰기 장세에서는 단기 예측이 어려워 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해야 한다”고 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가 종전이 아닌 2주간의 ‘시한부 휴전’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반등은 단기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