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4월 07일 15시 5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부산에쿼티파트너스(부산EP)의 넥스플렉스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부산EP가 MBK파트너스에 약 8500억원 수준의 인수 가격을 제시하며 배타적 협상권을 확보했지만, 정작 이번 딜의 첫 단추인 인수금융 주선사 선정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매각 측은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한편, 일부 원매자에게는 실사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산EP는 넥스플렉스 인수를 위해 최근까지 복수의 금융사와 인수금융 주선 협상을 진행했으나 모두 결렬됐다. 앞서 미래에셋증권과의 협상이 무산된 데 이어, KB증권과의 논의도 지난달 투자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중단됐다. 메리츠증권 역시 내부 실무 검토 단계에서 딜을 드롭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는 산은캐피탈에 관련 서류를 접수하고 논의 중이나, 성사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EP는 약 8500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중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구조를 검토해 왔다. 당초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 규모가 큰 만큼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주요 금융사들이 잇따라 발을 빼면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금융사들이 협상을 중단한 상황에서 추가로 인수금융을 끌어오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딜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부산EP의 트랙레코드 부족과 대형 거래 수행 경험 부재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처럼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인수금융 제공 기관들이 운용사의 신뢰도와 과거 딜 완주 경험을 더욱 엄격히 평가하는 분위기다. 에쿼티 투자보다 리스크가 낮은 선순위 대출조차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딜의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의혹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부산EP는 당초 BNK금융지주 계열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부산은행이 부산벤처스(부산EP 모회사)에 출자한 적은 있으나 지분율 10% 이하로 4대 주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부산EP와 얽혀 있는 인물 중에 코스닥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이도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넥스플렉스에는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매각 측은 복수의 잠재 투자자에게 제한적으로 실사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EP의 배타적 협상 기간이 이미 만료된 만큼 매각 측인 MBK파트너스는 새로운 원매자에게 실사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매력도가 높은 만큼 공개 경쟁보다는 선제적으로 실사를 요청해 단독으로 딜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며 “북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글로벌 PE들의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플렉스는 스마트폰용 연성동박적층판(FCCL) 제조사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의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급형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고품질 FCCL을 주력으로 생산해 수익성이 우수한 구조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고,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증설한 생산능력(CAPA)도 빠르게 가동률 상단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글로벌 PE들은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FCCL은 정보 전달이 중요한 전자부품 소재로, 로보틱스 산업 확산에 따라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로봇 관절 등 고속 신호 전달이 필요한 부위에 활용될 수 있어 중장기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