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4월 06일 16시 1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모태펀드 ‘창업열풍펀드’가 핵심 사업인 ‘모두의 창업’에는 총 조성 목표액 500억원의 20% 자금만 배정하고 나머지(80%)는 기존 창업초기 분야와 동일하게 투자하는 구조로 설계해 “정책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펀드를 급조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계정 출자사업에 창업열풍펀드 신설을 정했다. 중기부의 모태펀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1700억원 중 300억원을 배정받아 총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구조를 보면 한국벤처투자가 300억원을 출자하고, 운용사로 선정된 VC가 민간 자금 200억원을 매칭한다.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 5000명을 선발해 창업을 돕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와 연계된 재원 창구로, 기술분야 ‘대국민 경진대회’에 올라온 창업자 투자를 목적으로 신설됐다.
창업열풍펀드는 그러나 출범과 동시에 실효성 부재와 전시행정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경진대회 상위 100명에게 자금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홍보했으나, 실제 창업열풍펀드의 주요 투자처는 ‘ 창업기업 중 업력 3년 이내 기업 또는 연간 매출액 20억원 미만 기업’으로 파악됐다.
특히 ‘모두의 창업’ 참여 기업에 대한 의무 투자 비율은 전체의 20%인 100억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500억원 규모 펀드 중 실제 ‘창업열풍’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쓰이는 자금은 창업열풍펀드 결성액 500억원의 5분의 1인 1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나머지 80%(400억원)는 중복 투자 우려가 크다. 창업열풍펀드의 주요 투자처인 ‘업력 3년 이내, 매출액 20억원 미만 초기 기업’은 이미 모태펀드 내 창업초기(소형) 분야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신생 VC 지원을 위해 신설한 ‘루키리그’의 주목적 투자 대상과도 차이가 없다.
익명을 요구한 VC 관계자는 “창업열풍펀드는 기존 창업초기 분야에 일부 투자 대상을 추가하는 방식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던 출자사업”이라며 “굳이 별도 분야 신설에 나서는 것은 정부가 정책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착시형 펀드를 급조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2월, 1차 정시 출자사업 당시 창업초기(소형) 주목적 투자 대상 안내에서 ‘주목적 투자 대상 중 모두의 창업 참여기업에 약정총액 20% 이상 투자’라는 조건을 별도로 명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운영 중인 시스템 안에서 소화가 가능했다는 뜻이다.
행정력과 혈세 낭비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VC들은 동일한 초기 기업을 발굴하면서도 펀드 명칭이 다르다는 이유로 출자 요청 제안서를 이중으로 작성하고, 별도의 사후 관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국벤처투자도 출자 관리를 위해 인력을 불필요하게 나눌 수도 있는 실정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창업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좋으나 창업열풍펀드가 ‘새 주머니 만들기’식 예산 쪼개기에 머문 점은 아쉽다”며 “벤처투자 활성화는 화려한 이름보다 불필요한 칸막이를 허물고 자금 운용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부는 500억원 창업열풍펀드 중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규모는 1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중기부 측은 “창업열풍펀드의 모두의 창업 의무 투자는 20%가 맞다”면서 “그래도 100억원 이상 자금은 모두의 창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