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열리면서 바이오 종목들이 하나의 그룹으로 묶여 움직이는 ‘동조화 장세’가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임상 결과나 개별 기업의 이슈에 따라 종목 별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최근에는 바이오 섹터 전반이 동시에 오르거나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일러스트=챗GPT

7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에는 지난달 10일 상장 이후 이달 3일까지 각각 1조292억원과 516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순자산 규모도 빠르게 증가해 지난 한 달간 전체 ETF 중 순자산 증가 순위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두 상품 모두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을 다수 편입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을 바이오 기업이 주도하는 만큼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올릭스 등을 담고 있다.

주요 ETF들이 유사한 바이오 종목을 공통적으로 편입하고 있어 특정 종목 이슈가 ETF 전반의 수급 변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섹터 전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증권사의 한 ETF 담당 연구원은 “ETF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개별 종목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며 “코스닥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바이오 종목 수급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바이오 개별 종목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구조는 실제 주가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일 코스닥 시가총액 11위 기업인 리가켐바이오가 미국 노바락바이오테라퓨틱스와 체결했던 항체 공동 연구·기술 도입 계약이 일부 해지됐다고 공시하자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11.73% 하락했다. 이에 삼천당제약(-18.15%), 에이비엘바이오(-11.22%), 코오롱티슈진(-7.74%) 주가도 함께 떨어졌다.

유사한 흐름은 이전에도 반복됐다. 삼천당제약이 주가 조작 의혹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31일에도 오름테라퓨틱(-9.38%), 에임드바이오(-5.98%), 리가켐바이오(-3.52%) 등 주요 바이오 종목들이 함께 하락하며 동조화 현상이 강화된 모습이 포착됐다.

같은 날 KoAct코스닥액티브와 TIME 코스닥액티브 자금 유출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난 2일 두 ETF는 주가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6.73%, 6.85% 떨어졌다. KoAct코스닥액티브의 순자산총액은 하루 만에 약 635억원 급감했고, TIME 코스닥액티브는 34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액티브 ETF임에도 종목 풀이 제한적인 코스닥 시장 특성상 ETF에 비슷한 종목을 편입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패시브 ETF와 유사한 가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액티브 ETF마다 특정 종목의 편입 비중은 차이가 나지만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 종목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초 지수를 추종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코스닥 액티브 ETF 시장이 아직 초기인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액티브 ETF 운용역들이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워낙에 커,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편입종목을 조절하다보면 기초 지수와 차이를 크게 가져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정책적인 기대감이 큰 부분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부분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