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익력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사옥./삼성전자 제공

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06%, 영업이익은 755.01%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CAPEX) 확대로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DRAM 가격이 250%, NAND 가격은 18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대형 기술 기업들과 비교해도 이익 규모가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 1509.9원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약 380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애플의 2026회계연도 1분기(9월 결산, 10~12월) 영업이익 508억5000만달러와 비교해 약 129억달러 적은 수치이며,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 4분기(1월 결산, 11~1월) 영업이익 443억달러보다는 약 64억달러 뒤처지는 결과다.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의 영업이익을 상회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약 26조4296억원 수준인데,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이를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TSMC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346억~358억달러로 제시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아직 성장세 초입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이어 물량 확대가 예상되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 사이를 실적 개선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꼽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라는 점 외에도 메모리 사이클의 현재 위치가 고작 미드 사이클(Mid Cycle)에 근접한 상황이라는 특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과거 경험 상 미드 사이클 앞뒤로 판가 상승이 나타나고, 이후 물량 확대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이 더욱 폭발적으로 개선됐다”고 했다.

실적 성장세와 비교하면 기업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미만으로, 애플(약 32배)과 엔비디아(약 36배)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30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엔비디아(357조원)와 삼성전자(327조원)의 영업이익 전망치 차이는 30조원에 불과한 가운데, 현재 시가총액은 엔비디아(6487조원) 대비 19%, TSMC(2206조원) 대비 57% 수준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매우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