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기대가 나오면 폭등한 증시가 다시 폭락하는 ‘쇼크’ 수준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등락 장세 속에서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이란 전쟁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단순한 종전 선언을 넘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정상화와 에너지 가격 안정, 기업 실적 방어 여부까지 확인돼야 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강세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등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됐다기보다 기대와 포지션 되돌림이 결합된 ‘안도 랠리’ 성격이 강하다”며 “지금 구간은 수익을 극대화할 기회라기보다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시장 지표 역시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난 1일 기준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61.95로 전 거래일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50 이상은 ‘공포 구간’으로 해석되는데, 최근 20거래일 넘게 해당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3월 국내 상장 주식 회전율은 40.55%로 2023년 4월 이후 약 3년 만에 40%를 넘어섰다. 한 달 동안 상장 주식 10주 중 4주꼴로 주인이 바뀐 셈이다. 투자자들이 방향성에 대한 확신 없이 단기 매매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수 전문가는 주식에 대한 투자 전략을 ‘방어적 접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주가 상승을 추종하기보다 리스크 관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고베타(시장 대비 변동성이 큰 종목) 자산이나 외국인 수급 의존도가 높은 자산에 대한 노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업종 선택에서도 단순한 경기 민감주와 방어주 구분보다 ‘상대적인 강도’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하락할 때 주가가 덜 빠지고 반등 구간에서 더 잘 오르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며 “실적 개선이 눈에 띄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의 흐름도 업종별 수익률 차이를 키울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전쟁이 마무리되는 국면에서도 국제 유가가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보다 일정 수준 이상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공급 충격과 지정학 프리미엄이 이미 가격에 반영되면서 국제 유가는 하방 경직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유가 변동에 따른 주가 탄력이 큰 자동차·비철·유틸리티 업종은 주가가 반등할 때 기대 수익률이 높아 변동성 장세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뚜렷한 상승 추세를 형성하기보다 일정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피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황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증시는 방향성 없는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4월 코스피는 5000~5700포인트 범위 내에서 기간 조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