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했던 서학개미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하락장에 울상을 짓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 시장 약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주식들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코인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청산되는 사례도 나왔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했다. 최근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인 관련 종목은 이보다 변동성이 더 큰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450달러를 웃돌던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일 120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며 70% 넘게 급락했다.
마라홀딩스(-62%), 라이엇플랫폼스(-44%), 게임스탑(-16%) 등도 같은 기간 고점 대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코인 관련 종목은 서학개미들의 주요 투자 대상 중 하나인 만큼 투자자들의 평가 손실도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일 기준 서학개미 보유 미국 주식 순위에서 이더리움 보유 1위 기업 비트마인 이머션 테크놀로지스(약 1조1452억원)와 스트래티지(약 8678억원)는 각각 30위와 42위를 차지한다.
관련 ETF가 상장폐지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미국 상장 ETF인 ‘렉스 비트코인 기업 전환사채’(REX Bitcoin Corporate Treasury Convertible Bond ETF·BMAX)가 오는 21일 청산된다. BMAX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의 전환사채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스트래티지의 전환사채를 약 60% 담고 있다.
이 ETF를 운용하는 글로벌 운용사 렉스 셰어즈(REX Shares)는 최근 “자문사가 BMAX에 운영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자산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달 13일을 끝으로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BMAX는 작년 3월 출시 당시만 해도 전환사채 특성상 주가가 떨어질 때는 채권처럼 안정성을 확보하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편입 종목들의 주가가 지난해부터 급락하면서 전환사채 가치 역시 크게 하락했다. 작년 3월 말 2550만달러(약 384억원)였던 BMAX의 순자산은 이달 2일 기준 590만달러(89억원)로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TF 가격 역시 최근 6개월간 20% 넘게 내렸다.
다만, 투자자들은 향후 코인 가격 반등 기대감을 갖고 관련 종목과 레버리지 ETF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3월 3일~4월 2일) 국내 투자자들은 스트래티지를 797억원, 스트래티지 주가를 2배로 따르는 ‘티렉스 2배 롱 MSTR 데일리 타깃’(T-Rex 2X Long MSTR Daily Target ETF)을 305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각각 순매수 17위, 4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비트마인 이머션 테크놀로지스(963억원·13위), 코인베이스를 2배로 추종하는 ‘GRNTSHR 2X ETF’(339억원·42위)도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중동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코인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는 비트코인의 추세적 상승을 견인할 뚜렷한 재료가 제한적”이라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및 통화정책 경로 변화를 핵심 변수로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