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늘어나는 외화 예금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까지 전체 예금자보호기금의 10% 수준을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으로 확보하기로 했으나 환율 급등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계획을 1년 미루기로 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 2월 말 열린 예금보험위원회에서 예금보험기금 자산 운용 지침을 수정했다. 당초 2027년까지 10%로 맞추려던 해외 채권 비율을 2027년 7.38%, 2028년 9.79%로 수정했다. 예보는 1년 단위로 기금 관리와 운용에 관한 의결 기구인 예금보험위 심의를 개최하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중장기 전략 자산 배분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예보는 정부가 보호하는 외화 예금(외화부보예금)이 늘자 2023년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채 형태의 달러 자산을 편입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외화부보예금은 작년 말 기준 16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조9000억원 늘었다.

외화부보예금은 지난해 140조원 내외로 유지되고 있었으나, 환율이 오르자 작년 4분기에만 20조원 이상 급증했다. 작년 중순 13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작년 9월 21일 1400원을 넘긴 이후 최근에는 150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오르고 외화예금 잔액이 늘어나면 예보의 보장 부담도 커지게 된다. 외화부보예금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등 외화로 적립되는데, 예보는 이를 원화 기준으로 보호해야 해 환율이 오르고 잔액이 늘면 예보의 부담은 이중으로 커진다. 반면 보험료 수입은 외화예금 증가 속도를 즉각 반영하기 어려워 보장 책임과 재원 간 괴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예보는 2027년까지 예금보험기금의 10%를 달러 자산으로 편입하는 계획을 작년 5월 세웠으나 작년 말부터 환율이 빠르게 올라 미국 채권을 충분히 매입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달러 예금 수요가 주춤한 모습이다. 중동 전쟁으로 환율이 빠르게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서는 투자자가 많아진 영향이다. 지난달 말 달러 예금은 전월보다 약 60억달러(약 9조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