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4월 01일 18시 0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SK에코플랜트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연 7.5%의 수익률을 반영해 되사기로 했다. 약속했던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조기 정산에 나선 것이다. 전환우선주(CPS)와 보통주를 한꺼번에 묶어 회수하는 구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등 7개 FI와 프리IPO 투자금 회수 방안을 협의 중으로, 전체 수익률을 연 7.5%에 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투자 원금은 총 8000억원 규모다.
2022년 프리IPO 당시 SK에코플랜트는 RCPS(상환전환우선주) 4000억원, CPS 6000억원 등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FI들은 CPS 약 6000억원어치와 기존 주주가 보유하던 보통주 약 2000억원어치를 함께 인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IPO가 약속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와 FI들은 주주간계약(SHA)에서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상장 기한 6개월 전까지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1월까지 예심 청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계약 위반에 따른 수익률 조정 문제가 불거졌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계약에는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연 5%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되, 정해진 시한 내 예심 청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 12% 수준까지 수익률이 높아지는 위약벌 성격의 조항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FI들은 “계약상 신주 투자분에 대해서는 연 12%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다만 이 12%는 신주, 그중에서도 CPS 등 회사가 직접 발행한 증권에 주로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FI들이 기존 주주로부터 인수한 구주에는 회사 측의 명시적인 매입 의무가 없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SK에코플랜트는 구주까지 동일한 조건으로 정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 FI들은 신주와 구주를 한꺼번에 회수해 줄 것을 요구하며 맞서왔다. 결국 양측은 신주와 구주를 패키지로 묶어 정산하기로 하고 논의해왔다.
IB 업계 관계자는 “FI 입장에서는 신주만 12%를 적용받고 구주를 남겨두는 것보다, 전체 지분을 한 번에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실익이 있다”며 “SK에코플랜트도 소송전으로 가는 부담을 피하면서 투자자들과 관계를 정리할 수 있어, 중간선인 7.5%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SK에코플랜트가 상장 절차를 재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예심 청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프리IPO 투자금 회수 문제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회사가 결국 FI 지분을 직접 되사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SK에코플랜트의 부담은 적지 않다. 원금 8000억원에 2022년 투자 시점부터 약 4년치 수익률을 반영하면, 실제 정산 규모는 1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 12%를 일괄 적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비교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수백억원의 비용을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