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하루에도 수백 포인트씩 떨어졌다 다시 오르는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 지수가 4% 넘게 급락한 다음 날인 1일엔 8% 넘게 폭등했다.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란 전쟁이 ‘확전’과 ‘종전’ 사이에서 혼란한 모습을 보이는 탓인데, 유독 우리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당분간 증시 전망도 무용지물인 환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3월 2~31일) 코스피 지수의 일간 등락률이 ±1% 이내였던 날은 21거래일 중 단 4거래일에 불과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수가 1% 넘게 움직이면 큰 변동으로 봤지만, 요즘엔 이 정도 움직임이 오히려 안정적인 흐름으로 여겨질 정도다.
지수의 등락폭이 크게 확대된 직접적인 원인은 이란 전쟁의 발발이다. 전쟁 직후 국제 유가가 급등했는데, 이는 물가를 자극해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발발 초기에는 조기 종전 기대가 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전 가능성도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언제나 겁먹고 물러난다) 행보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이에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한국 증시는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한국 증시는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줄곧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다. 이렇다고 할 조정이 없었던 터라, 이란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 요인이 더 큰 충격으로 작용했다.
이번 전쟁이 중동 지역에서 벌어진 만큼 전후에도 세계 경제는 상당 기간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연초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했던 주요 동력이었던 미국의 경기 반등 기대가 전쟁 이후 바뀌었다”며 “고유가·고금리 장기화는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희찬 삼성선물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극단적인 매수세 이후에는 수급 고갈로 인해 증시가 약세 전환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지수의 강력한 상승에도 국제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다행히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지난달 국내 증시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것은 긍정적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3월 최악의 매크로 환경에서도 1분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됐다”며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이 역사적 저점인 상황에서 4월 실적 발표 기대감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는 국내 주도주 중심의 분할매수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강대승 연구원은 “전략적으로 조정 구간에서 정보통신(IT) 업종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유효하다”며 “경기와 무관하게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자본 지출(CAPEX)은 집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