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증권이 1일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 주식을 대상으로 발행한 교환사채(EB)에 대해 자금 조달 목적은 환영하지만, 수단과 시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HD현대중공업의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EB 발행을 공시했다. EB는 회사가 보유한 타사 주식 등을 향후 해당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교환 대상 주식 수는 561만3704주로, 지분율 5.35% 규모다. 교환가액은 전일 종가 대비 112.5~117.5% 범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해당 교환사채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교환권 행사는 오는 6월 14일부터 가능하다.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과 타법인 출자에 각각 1조5000억원씩 사용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확보한 자금을 친환경 선박 사업 확대, 해외 조선소 생산 설비 확충, 소형모듈원자로(SMR)·수소연료전지·해상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 개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MASGA’ 추진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도크./뉴스1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그동안 밝혀왔던 해외 조선소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이벤트는 본격적인 확장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주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는 EB 발행을 택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의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EB가 아닌 다른 조달 수단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보유 현금 및 금융기관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으로도 큰 무리가 없을 재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부담을 주는 EB 발행을 택해 금융 비용을 아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25년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각각 9.8%, 180.1%로 모두 일반적인 기준인 200%를 밑돈다. 순차입금 역시 각각 1조7788억원, 2조9270억원 수준으로 재무 안정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주식 기반 자금 조달을 반복해 온 점도 투자자에게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변 연구원은 “과거 이력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시장 조달이 아니라 블록딜, CB, EB 등의 수단이 또 동원될 수 있음은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사는 2025년 총 주식 수의 1.95% 규모 EB 발행을 통해 약 6000억원을 조달했으며, 2024년에는 총 주식 수의 3%에 해당하는 블록딜을 통해 3500억원을 마련한 바 있다.

다만 향후 주가 상승 동력은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변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지속적인 제품 믹스(PMIX) 개선과 고환율 효과로 역대 최고 수준이 예상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LNG선과 탱커 발주 증가, 해외 투자 본격화, MASGA 프로젝트 진전 등에 따라 조선업 주가가 다시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