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31일 16시 5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의 매각 협상이 예상보다도 더 장기화할 전망이다. 우선협상대상자(우협) 기한이 4월로 미뤄진 상태인데,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재차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와 우협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은 배타적 협상 기한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해 9월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 SK오션플랜트 경영권 지분 36.98%에 대한 매각 우협으로 디오션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매각대금은 약 4000억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디오션자산운용은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의 관계로 주목받은 신생 운용사다. 디오션자산운용의 모회사 에스유엠글로벌(옛 디오션인베스트)에 강 전 회장의 친인척 및 측근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배인 대표이사는 강 전 회장 부인 배단씨의 가족이며, 강선옥 대표는 강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졌다. 배단씨는 사내이사로, 강 전 회장 딸 강경림씨는 감사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디오션자산운용이 이번 SK오션플랜트 인수에서 부담하는 자금은 운용사 출자금(GP머니) 수십억원에 그친다. 선순위 인수금융 1500억원을 하나은행에서 담당하며, 오성첨단소재가 디오션자산운용의 펀드에 1500억원을 출자하고 매각 주체인 SK에코플랜트가 1000억원을 재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오션 컨소시엄의 우협 기한은 이미 세 차례 연장됐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 1월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우협 기간이 3개월 연장돼 2026년 4월 이내 종료된다”고 밝혔다. 다만 “협의 기간이 도과하더라도 매도인은 2027년 3월 31일까지는 대상 주식(SK오션플랜트 경영권 지분)을 본 거래와 무관한 제3자에게 처분하지 않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4월을 넘기더라도 디오션 컨소시엄이 우협 자격을 바로 상실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양측은 거래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는 것이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에게 실익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는 기업 매각이 지역 내 정치 이슈로 비화하기 쉽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이해관계자들이 보다 실무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SK오션플랜트의 매각과 관련된 지역 내 여론과 관계 있다. SK오션플랜트의 핵심 생산기지가 경남 고성에 있는데, 대기업인 SK가 빠지고 컨소시엄이 새 주인이 되는 것에 대해 반대 여론이 거세다. 고용 불안과 지역경제 위축 가능성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서 이런 지역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반면 선거가 끝나면 정치권과 지자체의 입장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선이 확정된 단체장들은 선거 전보다 정책 판단의 폭이 넓어지고, 거래 당사자들도 새 행정 책임자와 중장기적인 지역 상생 방안을 놓고 협의할 수 있게 된다.
행정적 측면에서도 선거 이후에 매각 협상을 본격화하는 편이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오션플랜트는 경남 제1호 기회발전특구의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때문에 향후 지배구조가 바뀌더라도 특구 내 투자와 사업 추진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면 지자체와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전에 관련 논의를 서두르기보다, 선거가 끝나고 새 지방행정 라인이 정리된 뒤 협의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