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30일 16시 4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정부가 올해 8200억원으로 책정했던 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린다. 중소벤처기업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모태펀드 출자 증액안을 담으면서다. 벤처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과 정책자금 쏠림에 따른 시장 왜곡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30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추경안에 중소기업모태펀드 출자 예산 1700억원 증액안을 포함했다. 올해 본예산 8200억원에 추경안이 더해지면 총예산은 9900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중기부 출자 예산(추경 포함 80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정부의 모태펀드 증액 추진은 지난해 말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2800억원이 삭감된 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당시 중기부는 1조1000억원 출자를 계획했으나, 민간 매칭 자금 확보가 어렵고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국회와 업계의 지적에 예산을 줄인 바 있다.
중기부가 예산 증액에 나선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벤처투자 활성화 의지가 깔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벤처투자 40조 원 시장 육성’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과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기업 50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모태펀드는 벤처펀드에 자금을 대는 ‘재간접펀드’로 2005년 조성됐다. 정부가 ‘마중물’로 자금을 투입하고, 이후 민간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는 ‘민간 레버리지’가 핵심으로, 국내 VC 절반 이상이 모태펀드 없이 펀드 결성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의존도가 높다.
중기부는 1700억원 증액이 약 6800억원 규모의 신규 벤처펀드 조성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출자금이 민간 자금과 결합해 통상 4배 이상의 ‘지렛대(레버리지) 효과’를 낸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인공지능(AI) 등 딥테크 분야 투자를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국민성장펀드’가 이미 올해 간접투자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출자를 예정한 상황에서 모태펀드까지 가세할 경우 민간 매칭 자금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물론 유동성 과잉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한 중견 VC 대표는 “현재도 민간 매칭 자금을 구하지 못해 펀드 결성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정부 자금만 비대하게 늘리면 결국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일부 유망 기업에만 쏠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거품만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모태펀드 증액안이 담긴 추경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송부될 예정이다. 내달 중 상임위원회 심사와 종합정책질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