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사주 보유 처분 계획 및 이행 내용을 모든 상장사가 공시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하위 규정을 개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공포 및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에 따른 조치다.

3차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취득 후 1년 내, 법 시행 이전 취득한 자사주는 1년 6개월 내 소각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 및 경영상 목적 등으로 자사주 활용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자사주 보유 처분 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 전경. /뉴스1

이에 금융위원회는 개정 상법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자사주 보유 현황과 처리 계획의 공시 대상을 모든 상장회사로 확대했다. 주총 승인 시점에 자사주 처리 시기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경우, 투자자 및 일반주주 입장에서 실제로 자사주가 어떻게 처분되는지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했다. 개정 상법에 따른 자사주 보유 처분 계획에는 자사주 보유, 처분 목적, 보유 현황, 보유기간, 처분 시기 등이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공시 서식 등을 개정해 모든 상장사가 ‘자사주 처리 계획에 따른 실제 이행 현황’ 등 구체화한 정보가 연 2회 투자자와 일반 주주에게 공시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법상 자사주 보유 처분 계획과 자본시장법상 자사주 보유 현황·처리 계획 공시제도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자사주 취득·처분·소각 계획이 실제 처리 현황과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는 공시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계획이 당시의 사실과 다르게 허위로 기재한 것이 밝혀지면, 주의·경고, 과징금, 증권발행제한, 임원해임권고 등 자본시장법상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의 대상까지 될 수 있다.

또 금융당국은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EB) 발행을 금지하고, 신탁업자의 규율을 강화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사주를 취득하는 신탁계약 기간에는 자사주 처분 행위가 금지되고, 신탁계약 종료 및 해지 시 지체 없이 위탁자에게 반환해야 한다.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의 발행과 주주균등 처분, 제3자 처분 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처분도 허용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시행령과 하위 규정에 신탁업자가 신탁계약 기간 자사주를 처분하지 않도록 규율 행위를 추가하고,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 관련 규정을 일괄 삭제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시장 매도 방식은 제한하되, 처분 상대방이 특정되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오는 31일부터 5월 11일까지 입법예고 및 규정 변경 예고가 실시된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상장사의 자사주 활용이 시장과의 신뢰 속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하여, 자사주가 더 이상 단기적인 주가 관리 수단이 아닌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