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널뛰는 장세가 이어지자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렸던 개인 자금이 개별 종목으로 집중되는 흐름이 포착됐다. 여전히 ETF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여러개 종목을 담는 ETF보다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ETF 순매수 규모는 6조7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9조8657억원) 대비 3조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14조9765억원이었던 1월과 비교하면 약 9조원(55.1%) 줄었다. 순매수세가 잦아들자 ETF 순자산총액도 지난달 387조6420억원에 비해 지난 27일 372조4502억원으로 15조원 이상 감소했다.
순매수 규모는 줄었지만 ETF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3월 개인 ETF 매수와 매도를 합한 거래 금액은 228조7707억원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1월 182조원, 2월 196조원을 웃도는 수치다. ETF로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매수 심리로 이어지진 않는 것이다.
반면 개별 종목 매수세는 ‘역대급’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이달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0조2345억원을 순매수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ETF를 통한 분산 투자보다 특정 종목을 직접 선택하는 전략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전쟁으로 인한 변동성 장세에 ETF보다 개별 종목의 회복세가 더 빠를 것이란 판단에 개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여러 종목을 담은 ETF보다 큰 만큼 반등장에서 더 큰 수익을 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반도체 종목의 경우 전쟁 전까지 개별 종목의 상승률이 ETF를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2일부터 이란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까지 종가 기준 12만8500원에서 21만6500원으로 68.5% 상승했다. 반도체 관련 ETF 중 순자산 총액 1, 2위인 ‘TIGER 반도체TOP10’(66.7%), ‘KODEX 반도체’(61%)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변동성 장세 뒤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증권사에서 투자 전략을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코스피 내 개별 종목이 많이 떨어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더 높아졌고,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들도 ETF보단 개별 종목 투자를 통해 반등장에서 수익률을 빠르게 만회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는 변동성 장세에서 코스닥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대응을 하고 코스피의 경우 개별 종목 투자로 대응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했다.
다만 전쟁 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인 만큼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 투자보다 분산 투자를 권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 변동성이 워낙 커지다보니 개인 매수세가 방향성을 쫓는 ETF 투자에서 벗어나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개별 종목 투자보다는 수익률 방어 차원에서 분산 투자를 통한 대응이 유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