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30일 코스피 지수가 3% 급락했다.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주식과 원화 값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코스피 지수는 5% 넘게 폭락하면서 5151포인트까지 밀렸지만, 장중 낙폭이 줄어들면서 5200선을 지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연기금도 매도 우위였다. 반면 개인이 9000억원 순매수했고, 상장지수펀드(ETF)가 집계되는 금융투자 역시 8000억원 매수 우위였다.
지난 주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이란 제철소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친이란 이슬람 세력인 후티 반군은 이란 편에 서서 전쟁에 참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후티 반군은 세계 해상 물동량의 10%를 차지하는 홍해 입구에서 유조선 등 상선을 공격한 이력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데 이어 홍해의 물동량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전 세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iM증권은 “이번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의 원유 수송로까지 막아버릴 수 있다는 위협은 유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이날 지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투자자들은 전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15원까지 껑충 뛰었다. 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고, 우리나라 주식뿐 아니라 통화 가치도 뚝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5% 넘게 하락했다.
반면 유가가 오르면서 전기차 등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배터리 종목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3% 넘게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만 매수 우위였다. 코스닥 대형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다만 이날 주주총회를 연 삼천당제약이 6% 넘게 급등했고, 신작 게임 ‘붉은사막’이 재평가받으면서 펄어비스가 1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