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30일 10시 5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롯데렌탈의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롯데그룹과 재협상에 돌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기 위해 SK렌터카를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여기서 발생할 손실을 롯데렌탈 인수 단가 인하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최근 롯데그룹 측에 롯데렌탈 인수가격 하향 조정을 제안하고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아직 공정위에 시정방안 등을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협상의 발단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말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을 인수하려면 2위인 SK렌터카 지분을 전량 매각하라”는 구조적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나, 이를 어피니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공정위의 승인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선 SK렌터카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SK렌터카의 몸값이다. 어피니티는 지난 2024년 SK렌터카 지분 100%를 약 8200억원에 샀는데, 당시 시장에서는 몸값이 실적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SK렌터카의 실적과 자산 등을 감안하면 아무리 높게 쳐 줘도 6000억원이 상한선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어피니티가 SK렌터카를 신속하게 매각하려면 최대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이 경우 SK렌터카 지분을 간접 보유한 펀드 출자자(LP)들의 거센 반발과 책임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어피니티 입장에선 SK렌터카 매각에서 발생하게 될 손실을 롯데렌탈 인수 단가 인하를 통해 보전 받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주식을 주당 7만7115원에 인수하기로 한 상태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당시 시가(2만9000원) 대비 160%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는 셈이다. 현재 주가는 3만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시너지 효과의 소멸’을 근거로 들어 롯데렌탈 인수가 인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어피니티가 제시했던 롯데렌탈 인수가는 1·2위 사업자(롯데·SK)를 모두 거느릴 때 발생하는 시장 지배력과 운영 효율성을 전제로 책정된 금액이라는 주장이다.
롯데그룹은 어피니티의 제안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와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롯데렌탈 매각이 절실한 상황에서, 원래 몸값만 고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상황상 어피니티가 제시했던 가격을 적어 낼 원매자를 다시 찾기 어렵다는 점도 롯데그룹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가격 양보를 하더라도 딜을 성사시키는 게 실익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양측은 딜을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단 어피니티와 계속 협의하겠다는 의사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