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국내 상장사의 감사의견 거절과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사례가 잇따르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의견거절 기업과 보고서 지연 기업을 합치면 60여곳에 달해 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202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는 총 29개사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스타코, KC그린홀딩스, STX, 대호에이엘, 금양, 윌비스, 핸즈코퍼레이션 등 7개사가 포함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알에프세미, 옵티코어, 엔지켐생명과학, 메디콕스, 투비소프트 등 22개사가 의견거절을 받았다.

의견거절은 외부감사인이 재무제표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보는 경우로, 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다. 감사 범위가 제한되거나 회계기준 위반,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등이 있을 때 내려진다. 코스닥 상장사는 부적정·의견거절·범위제한 한정, 코스피 상장사는 부적정·의견거절을 받을 경우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해당 기업들은 통보일로부터 7영업일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기업도 30여곳에 달한다. 지난 25일 기준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을 넘긴 기업은 코스피 7곳, 코스닥 27곳 등 총 34개사로 집계됐다. 감사보고서는 주주총회 1주일 전까지 제출해야 하며, 지연되는 경우 기업의 재무자료 제출 지연이나 감사인과의 의견 불일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보고서 지연 기업 가운데 비적정 의견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들 기업이 사업보고서 마감일인 3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첨부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10일 이내에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감사보고서 지연은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실제 아이티켐은 보고서 지연 공시 이후 주가가 급락했고, 엔켐은 지연 공시 후 하한가를 기록했다가 ‘적정’ 의견 보고서 제출 이후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