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3월 23~27일) 코스피 지수가 5400선으로 내려왔다. 이번 주(3월 30일~4월 3일) 증시도 이란 전쟁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의 고용 등 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어 전쟁의 영향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 상황과 구글 리서치가 발표한 신기술 ‘터보퀀트(TurboQuant)’ 여파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다. 코스피 지수는 5781.20에 시작해 5431.14로 6% 넘게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2% 가까이 떨어졌다.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인공지능(AI) 모델 터보퀀트의 등장으로 반도체 메모리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88%, 8.44% 급락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지난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원 규모 순매도했다. 지난 19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였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이슈와 유가·금리 흐름에 따라 주가 지수의 등락폭이 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과 이란 전쟁이 협상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란 사태는 ‘관세 전쟁’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완전한 합의는 불가능하겠지만, 관세 협상처럼 (종전까지) 모든 조건이 충족될 필요는 없다”며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높지만, ‘W자 반등’의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증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터보퀀트’ 쇼크도 다소 진정될 여지가 있다. 터보퀀트는 메모리 수요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인데, 이에 대한 평가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사례에서도 저비용·고효율 AI 개발 가능성이 부각되며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이 있었지만, AI 개발과 설비 투자(CAPEX) 확대는 이어졌다“며 ”최근 터보퀀트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는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각종 경제 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다. 4월 1일 우리나라 3월 수출입 지표가 발표되고 미국 ISM 제조업 지수도 나온다. 3일에는 미국 고용 지표가 발표된다. 나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실적을 앞두고 반도체 수출 성장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다”며 “동시에 중동 전쟁 속에서도 미국 ISM 제조업 수주가 50포인트 이상 확장 국면을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사태로 부각된 스태그플래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는 고용지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3월 신규 고용은 시장 전망치상 전월(9만2000명 감소) 대비 5만1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4월 우리나라 국고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까지 점진적으로 지수 반영이 이뤄지면서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인 유입이 기대된다”며 “수출입 지표로 반도체 중심의 견고한 경제 체력이 확인되면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에서는 고유가와 고금리 상황에 반사 이익을 보는 에너지·건설·전력·상사·방산·은행·보험 업종에 대한 투자를 우선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분할 매수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라며 “반도체의 경우 유가가 낮고 큰 변화가 없을 때가 가장 좋지만, 유가 상승이 진정되면 언더퍼폼(underperform·수익률 저조)도 진정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둔화하는 시점에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자동차·증권·지주·방산·이차전지 등 대형주와 주도주의 비중 확대 전략이 유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