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27일 09시 4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 경영권을 일본 라인야후에 매각하면서, 카카오게임즈 2대 주주인 재무적투자자(FI)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 투자사들은 카카오가 지분을 팔 때 동일한 조건으로 함께 팔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태그얼롱)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영권 매각 가격이 투자 가격보다 낮아 이를 행사할 경우 10%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행히 오는 10월쯤 태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어, 그때까지 주가를 지켜본 뒤 행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주요 FI인 팩텀프라이빗에쿼티(PE), 큐캐피탈,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카카오게임즈 경영권 매각에 따른 지분 처리 방안을 두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들 세 운용사가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인수한 건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카카오게임즈가 단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팩텀PE가 703억원, 큐캐피탈이 238억원, 스톤브릿지캐피탈이 144억원 등 총 1085억원을 투입했다.
이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아닌 자회사 카카오VX의 주주였다. 카카오가 카카오VX를 매각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지분을 처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카카오VX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였던 뮤렉스파트너스가 자금 마련에 실패하면서 협상이 결렬되자, 결국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직접 카카오VX 지분을 인수하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FI들은 보유 중이던 카카오VX 지분을 처분하고, 그 자금을 들여 카카오게임즈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문제는 당시 FI들의 카카오게임즈 신주 취득 단가가 주당 1만5680원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카카오게임즈 매각 과정에서 라인야후가 책정한 신주 발행가는 주당 1만3747원이다. 카카오가 라인야후에 넘기는 구주의 매각 단가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신주 가격과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FI들은 2대 주주로서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지분을 매각할 때 동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자신의 지분도 함께 팔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 즉 태그얼롱을 갖고 있다. 올해 10월 1년 간의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이 권리를 행사해 라인야후에 지분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태그얼롱을 행사하면 FI들은 주당 약 1933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취득 가격 대비 단순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12%의 손실을 떠안는 셈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1만3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태그얼롱 행사 시점까지 6개월 이상 남아 있어 아직은 주가를 지켜보면서 결정을 늦출 수 있지만, 설령 주가가 계속 부진하더라도 FI들이 태그얼롱 행사를 포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업계에서는 점치고 있다.
라인야후에 지분을 넘겨 손실을 보는 대신, 라인야후 체제하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가 제고되고 주가가 취득 단가(1만5680원) 이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시장에서 제3자를 대상으로 블록딜을 단행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이 경우 투자금이 장기적으로 묶이고 시장 변동성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 FI들이 태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손해를 볼 수 없다면서 ‘장투’를 선택했다가 매각 기회를 아예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FI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카카오VX에서 카카오게임즈로 갈아탄 데 이어 예상치 못한 인수합병(M&A) 단가 하락으로 고민스러운 상황”이라며 “각 펀드의 만기와 LP들의 성향에 따라 태그얼롱 행사 여부가 엇갈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