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 충돌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700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한 달 새 300조원이 넘는 자금이 증발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5114조97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쟁 개시 직전인 지난달 27일(5801조6719억원)과 비교하면 686조695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5146조3731억원에서 4482조7295억원으로 약 663조6436억원 감소했다. 코스닥 시총도 655조2988억원에서 632조2474억원으로 약 23조원 줄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합산 시가총액 5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랠리를 이어왔지만, 전쟁 발발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6일 합산 시총은 5852조4327억원까지 확대됐으나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전쟁 기간 동안 증시는 하루 단위로 수백조원씩 시가총액이 증발하거나 회복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 3일에는 하루 만에 시총이 370조원 이상 줄었고, 다음 날에도 500조원대 감소가 이어졌다. 반면 반등 국면에서는 하루 400조원 이상 시총이 회복되는 등 등락이 반복됐다.

시장 대표주의 부진도 시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1281조6016억원에서 1063조7589억원으로 217조8427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 역시 756조1772억원에서 657조1116억원으로 약 99조원 감소했다. 두 종목의 시총 감소액만 316조9083억원으로 전체 감소분의 절반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약 36조원, LG에너지솔루션은 약 7조6000억원 규모로 시가총액이 줄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반도체 등 대형주의 조정이 겹치며 증시 전반의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