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상환을 위한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한 한화솔루션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모회사 ㈜한화가 100% 이상 수준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모회사 한화가 1조원 규모를 투입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한화솔루션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도 유증에 참여할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한화솔루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관련 정관 변경에 찬성표를 던졌다.

금융감독원은 증자 규모와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한화솔루션의 이번 유상증자를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주 달튼 생산공장 전경. /한화솔루션 제공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지분 36%를 보유한 최대주주 ㈜한화가 지분율을 유지하려면, 현재 예정 발행가액(3만3300원) 기준 87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분에 따라 배정되는 물량을 초과 청약할 경우 8700억원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일반 주주의 반발이 큰 상황을 고려하면, 모회사가 이번 유증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주주 국민연금의 유증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한화솔루션의 지분 5.7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 유증 참여에 소극적이지만, 지난 2021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유상증자에는 참여하는 등 사안별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한화솔루션이 유증을 발표하기 직전 개최한 정기주총에서 관련 정관 변경에 찬성표를 던져 이번 유상증자의 길을 터줬다.

한편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의 이번 유증 결정을 중점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신고서를 7영업일 간 집중적으로 심사하고, 회사와 최소 한 차례 대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효력발생일은 내달 10일이지만 정정 요구 등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2월 도입된 금감원의 중점 심사는 주주 권익을 훼손할 수 있는 유상증자 계획을 면밀하고 빠르게 심사하는 제도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가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됐고, 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쳐 일정이 1~2개월 지연됐었다.

한화솔루션이 확보할 자금의 60% 이상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인 만큼 증자 철회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 2년간 자산 매각과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구책을 시행했지만, 부채비율은 최근 3년간 167%에서 196%로 오히려 악화했다. 한화솔루션은 신주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발행가액이 발표 전날 종가(4만5000원) 대비 26% 할인된 수준에서 결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공시 당일 주가는 18% 넘게 급락했으며, 이날도 장중 5% 이상 하락하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소액주주 1800여 명은 증자 결정에 반대하며, 금감원에 절차 적법성과 주주 보호 방안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