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사의 주주총회가 잇달아 마무리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금융지주 주총에서 일부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최근 금융 당국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통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지주, JB금융지주, iM금융지주, BNK금융지주가 이번주 주총을 마무리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오는 30일 주총을 앞두고 있다. 7개 금융지주는 주총에서 주요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연임도 확정됐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뉴스1

국민연금은 7개 금융지주 주총에서 대다수 안건에 찬성했지만, 일부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 사내 이사 선임 건에 반대하며, 진옥동 회장이 기업 가치 훼손과 주주 권리 침해 이력이 있는 자라고 했다. 그러나 안건은 88%의 찬성률로 가결되며 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안건에 반대했다. 보수 금액이 경영 성과 등에 비춰봤을 때 과다하다는 이유를 들었으나 77%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iM금융지주 주총에서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안건을 반대했지만, 이 역시 59.9%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최근 정부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연금을 향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 공단은 국민의 주주로서 권한을 대신 가진 것이다. (의결 참여로) 기업의 경영을 좌지우지하지는 않더라도, 이상한 일을 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통제는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뉴스1

금융 당국도 국민연금을 통해 금융지주 통제에 나서려 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2월 “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주주 추천 등 사외이사 추천 경로 다양화와 사외이사 임기 차등화 등을 통해 후보 추천위원회가 독립성을 갖추고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은 국민연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국내 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로 사외이사 추천권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개입이 실질적인 영향력으로는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해 투자 회사의 주총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뒤 실제 부결된 경우는 4%에 그쳤다.

이동섭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사무국장은 “국민연금이 정책 기조에 따라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지만, 지분 구조상 한 기관이 안건 통과 여부를 좌지우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