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감원 지방 이전과 관련해 “현장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인데, 감독하는 사람이 떠나면 우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지방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금감원은 최근 강원도 원주로의 이전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원장은 26일 오전 금감원 본원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기구가 위임받은 과제는 금융사와 자본시장의 관리·감독이고, 이 역할이 아니라면 존재 이유도 없다. 금융 관련 현장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는 이전이 공식화된 상황이 아니라, 추후 상황을 보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선진화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논의가 마무리됐다”라고 밝혔다. 해당 TF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공정성,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설립됐다. 그는 “추가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며 “금융지주의 모범 관행 관련 개선해야 할 부분을 입법 내용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며 다음 달 중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개선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금융사 지배 구조의 큰 틀을 정비하는 것인 만큼 기업들도 미리 시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조만간 정부에서 가계 부채 총량 목표를 발표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강한 수준으로 관리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업권별로 여신 규모에 대한 제한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안이 나오는 대로 금감원도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다주택자 대출 연장 금지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마지막 정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금감원은 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사례를 점검하고, 발견되면 형사처벌까지 추진하겠다”며 “사전에 유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업자 대출은 개인 사업자나 법인이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빌리는 돈인데, 최근 이를 통해 주택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설립을 추진 중인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해 유관 기관과의 입법 조율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법무부가 특사경 설립을 추진 중인 다른 기관까지 한 번에 고려해 관련법 개정을 준비 중”이라며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특사경을 지망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고 있으며, 사전 교육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최근 토스뱅크에서 발생한 ‘반값 엔화’ 오류를 계기로 업권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에서는 이달 10일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엔화 환전 시 100엔당 472원대 환율이 적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환율은 100엔당 930원대였다. 그는 “인터넷은행의 전산망 프로그램의 불완전성과 인적 관리 통제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고, 이외에 다른 금융사도 점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재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페이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휴대폰을 쓸 때 삼성페이는 당연한 기본 옵션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그런데 소비자에게 비용이 부과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고, 이에 대한 의견을 업권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에서 하는 유료화 추진은 직접 결정하는 것이지, 금감원이 관여할 일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